"상품보다 이미지 팔아라"..정지선 회장의 디자인 경영

손일선 2016. 3. 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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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30년 만에 백화점 뺀 BI로 교체할리우드 스타 틸다 스윈턴 모델로 발탁
현대백화점이 1985년 백화점 사업을 시작한 이후 30년 만에 백화점 BI(Brand Identity)를 교체한다. 또한 현대백화점 식품관 BI도 새롭게 만들어 3월부터 전 점 식품관에서 사용한다.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 같은 현대백화점의 대대적인 이미지 변화는 정지선 회장이 '디자인 경영'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이달부터 서울 압구정 본점을 시작으로 백화점의 상징과도 같은 외관 BI를 순차적으로 교체한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그린·블랙·옐로 등 세 가지 색을 차례로 배열한 삼색바 모양 BI를 사용했다. 삼색바 밑에는 백화점을 의미하는 'Department Store'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동안 현대백화점을 대표해 왔던 이미지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은 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새로운 BI를 선보였다. 새 BI는 'THE HYUNDAI(더 현대)'다. 다크 그린과 라일락 색으로 디자인돼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표현했다. 현대백화점은 이 같은 새로운 BI를 백화점 외관뿐 아니라 백화점 쇼핑백·카드, 매장 인테리어 등에도 통일되게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새 BI에는 '백화점'이라는 문구가 사라졌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은 "백화점이라는 한정된 틀에서 벗어나 문화적 감성과 최근 트렌드 등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고 제안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식품관도 3월부터 새로운 전용 BI를 선보인다. 새 BI는 '식품의 본질을 자연에서 찾는다'는 콘셉트로 태양·물·땅을 상장하는 상형문자로 디자인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과거 일반 패션모델을 이미지 광고에 등장시킨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할리우드 스타 틸다 스윈턴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현대백화점이 틸다 스윈턴 카드를 꺼내든 것은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해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고 과거 샤넬이나 벤츠 광고 모델로 활동하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대백화점이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에 나선 것은 정 회장이 저성장 극복 대안으로 디자인 혁신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과거에는 상품과 서비스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이미지가 소비자를 움직이는 가장 큰 요소"라며 "고객들의 감성적 가치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품만 파는 백화점이 아니라 이미지를 파는 콘텐츠 기업이 되라는 주문인 셈이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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