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의 제조업…가동률·재고율 금융위기 이후 최악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2.1%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 -0.2%, 12월 -1.9%, 올해 1월 -2.1% 등으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28개 품목 중 반도체(-10.1%), 자동차(-3.6%), 기계장비(-5.0%) 등 17개 품목의 생산이 감소했다. 생산이 위축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1월 수출 부진(-18.5%)이었다.
1월 수출 출하는 6.5%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년 12월(-7.6%) 이후 85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반도체(-18.9%), 자동차(-14.0%), 전자부품(-8.4%) 등 수출 주력 업종이 대부분 부진했다.
정부가 지난해 시행한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연말로 끝난 것도 자동차 업계에 큰 타격을 줬다.
승용차의 경우 수출 출하 뿐만 아니라 내수 출하도 10.7%나 감소했다. 자동차 판매 부진은 광공업 생산(-0.4%p) 뿐만 아니라 소매판매(-4.1%p), 설비투자(-4.8%p)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009년 4월(72.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72.6%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재고량도 급격하게 늘었다.
생산자제품재고는 자동차(+8.4%), 전기장비(+8.1%), 통신·방송장비(+32.7%) 등에서 크게 늘면서 전월 대비 2.2%나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은 128.4%로 전월(120.6%)보다 7.8%포인트나 상승했다. 제조업 재고율 역시 2008년 12월(129.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감소는 수출 둔화의 영향이 크고, 전자부품의 경우 LCD 패널 쪽에서 글로벌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 등으로 생산이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했다"며 "기계장비는 반도체 공정 장비 쪽에서 좋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기재부는 "2월에는 개소세 인하 연장 등 정책 효과로 지표 반등이 예상된다"며 "저유가, 고용 증가, 가계소득 확대 노력 등에 따른 실질 구매력 증가로 내수 중심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출과 제조업 부진이 지속될 경우 투자, 고용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내수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1월 투자 관련 지표를 보면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7.8%), 자동차(-17.4%) 등에서 크게 줄면서 전월 대비 6.0%가 감소했다.
또 국내기계수주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 수주가 모두 줄면서 전년 동월 대비 16.1%나 감소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는 단기적으로 정부 정책 등에 따라 기술적인 반등이 있을 수 있지만 투자 같은 경우는 가장 큰 변수가 제조업 경기 전반이기 때문에 어떤 계기가 없으면 단기간에 회복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임 연구위원은 "제조업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 게 가장 안 좋은 신호 중 하나"라며 "수출이 1년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어 생산이 줄어드는 데도 재고가 쌓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hk@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