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일만에 귀환한 美우주인 켈리 "우린 해냈다"
"켈리의 신체는 화성 탐사를 위한 소중한 자료"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주인을 저 깊은 우주로 보내기를 꿈꾸는 우리에게 그의 희생이 고마울 뿐입니다."
미국 우주인 스콧 켈리(52)가 화성 탐사를 위한 소중한 정보를 몸에 새기고 340일 만에 지구에 무사 귀환하자 짐 그린 미 항공우주국(NASA) 행성과학국장이 한 말이다.
켈리는 NASA가 추진 중인 화성 탐사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중력이 없고 방사선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인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340일 동안 지구 위 400㎞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러 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켈리는 1일(현지시간) 함께 ISS를 떠난 러시아 동료 마하일 코르니엔코(55)와 소유즈 캡슐을 타고 카자흐스탄에 예정대로 안착했다.
두 우주인이 비행한 거리는 2억3천174만5천536㎞, 지구 5천440바퀴에 달하고 궤도를 돌면서 지켜본 일출과 일몰은 1만880차례에 이른다.
특히 켈리는 마이클 로페스 알레그리아가 2007년에 세운 미국인 우주체류 최장기간 기록인 215일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의사 발레리 폴랴코프를 포함한 구(舊)소련 우주인 4명이 미르 정거장에서 1994년 1월부터 1995년 3월까지 세운 세계기록 438일에는 못 미쳤다.
켈리는 ISS를 떠나기 전날 첫 다섯 번의 일출을 찍어 트위터에 올린 뒤 "이젠 가야 한다"고 적었다.
그와 코르니엔코는 출발이 임박하자 ISS에 남아있는 동료들과 포옹을 나눈 뒤 세르게이 볼코프가 조종하는 소유즈 캡슐에 몸을 실었다.
우주에서 보낸 마지막 트위터에는 "아직 여행이 좀 남았는데 밑에서 봐요"라는 인사가 적혀있었다 .
켈리는 ISS의 제45차 임무 지휘관을 맡고 있었다.
ISS는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캐나다가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곳으로 2000년 이후 우주인이 돌아가며 상주하고 있다.
켈리는 귀환이 다가오자 "1년이 생각하는 것보다 길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지난달 29일 지휘권을 넘기면서 코르니엔코에게 "우리 진짜, 진짜 여기 오래 있었는데, 해냈다, 우리가 해냈다"라고 말했다.
이날 귀환한 켈리의 신체는 인류의 화성 탐사를 위한 매우 소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NASA는 중력이 없고 방사선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 보려고 켈리를 대상으로 일련의 신체 검사에 들어갔다.
애초 켈리가 오래 우주에 체류한 목적도 화성을 향해 장기간 비행해야 하는 우주인들을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것이었다.
특히 켈리는 우주 비행사를 지낸 일란성 쌍둥이 마크 켈리를 형제로 두고 있어 과학자들은 흥분하고 있다 .
타고난 유전자가 똑같은 이들 쌍둥이의 신체 변화를 검사하면서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초유의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이들 형제의 혈액, 침, 소변 샘플을 채취했고 뼈 사진도 찍었으며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 차이를 보려고 독감 예방주사를 맞히기도 했다.
NASA는 2030년대에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는 목표를 세우고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우주에 다시 한 명을 1년 동안 체류하도록 한 뒤 신체를 검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린 국장은 "우주인을 깊은 우주로 보내는 꿈을 꾸는 우리에게 스콧 켈리의 희생은 고마울 뿐"이라며 "그를 다시 지구에서 맞아들일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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