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금융위 "셋방 벗어나 서울청사 입주해요"
금융위원회가 셋방 신세에서 벗어나 제 집을 찾게 된다. 이르면 올 하반기 프레스센터를 떠나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들어간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로 설립된 금융위는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더부살이를 하다 2012년 지금의 세종로 프레스센터로 옮겼다. 주요 경제부처들이 경기도 과천청사를 거쳐 세종시로 내려가는 동안 금융위는 서울의 중심부에 점점 다가서더니 마침내 서울청사에 자리잡게 된다. 경제부처가 서울청사에 입주하는 것은 1986년 과천청사가 준공되면서 당시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등이 모두 옮긴 뒤 30년 만이다.
직원들은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한 금융위 직원은 1일 “지금 있는 프레스센터는 바로 옆에 서울파이낸스센터가 있고 명동 금융가도 가까워 시장과 함께 호흡하는 느낌인데, 정부서울청사는 출입이 불편하고 공간도 단절되는 느낌이 강하다”며 “가능하면 청사에 안 가길 바라는 직원이 다수”라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서울청사로 옮길 수밖에 없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금융위가 프레스센터에 1년간 지불하는 사용료만 50억원이다.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일 대책을 짜는 부처 중 하나이면서 정작 자신은 엄청난 월세를 내고 있었던 셈이다. 한 간부는 “50억원을 아낄 수 있다는데 안 갈 명분이 없다”고 토로했다.
경제부처로서는 유일하게 정부서울청사에 입주하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 서울청사는 청와대와 가깝고 총리실도 아직 일부 남아 있다. 한때 부총리 부처였던 통일부와 공무원 조직을 포함해 행정 전반을 관할하는 행정자치부가 같은 건물에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울청사에 자리잡는다는 것 자체가 금융정책의 중요성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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