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파트 '말뚝박기'부터 엉터리..평가지 조작

배승주 2016. 3. 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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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물을 지을 때 지반을 강화하고 건물 하중을 견디게 하기 위해 콘크리트 말뚝을 박는 공정이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기초공사인데요. 이 말뚝부터 엉터리로 박고 공사를 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측정부터 안전진단까지 조작과 허위로 점철돼 있었습니다.

배승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콘크리트 말뚝을 박는 공사장에서 한 작업자가 서류에 흙을 묻히고 있습니다.

말뚝이 제대로 박혔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지가 현장에서 잘 작성된 것처럼 꾸미려는 의도입니다.

[(도면 그리신 거죠.) 네. 그린 거예요. (흙 묻히는 장면도 일부러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선가요?) 네. 죄송합니다.]

경남 양산과 부산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포착됐습니다.

[경남 양산 A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 : 제가 (볼 때는) 대한민국 다 그럴 거예요.]

지반강화를 위한 말뚝 시공의 경우 우선 모든 말뚝에 대해 목표한 깊이까지 제대로 박혔는지 1차 검사를 해야 합니다.

이후 1% 정도의 표본을 뽑아 2차 평가를 하는데 일부 작업장에서 1차 평가를 생략하고 평가지만 허위로 작성하는 겁니다.

그런데도 시공사들은 표본검사를 통과했으니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말 그럴까?

2011년 준공된 전북 군산의 한 아파트는 7개월 만에 안전진단 C등급을 받았고 지금도 균열이 가고 물이 샙니다.

부실한 말뚝 시공이 주된 이유로 밝혀졌습니다.

[유영호/군산 OO 아파트 당시 감리단장 : 조작된 측정지, 허위로 작성된 재하시험 보고서로 설계변경이 이뤄졌고, 잘못된 안전진단보고서로 준공이 이뤄졌죠.]

2014년 건설 도중 기울어져 철거된 충남 아산의 7층짜리 오피스텔 건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도 일단 공사가 끝나면 덮여서 보이지 않는 곳에선 부실시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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