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오픈마켓 '온-오프 최저가 전쟁' 침묵 이유는?

2016. 3. 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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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홈플러스 “품질경쟁 집중” 설명에도
대주주 바뀐 집안사정 관련 추정
오픈마켓은 판매자 값통제 어려워

지난달 18일부터 기저귀와 분유 등에 대해 이마트가 온-오프라인 최저가 판매를 선언하고, 롯데마트와 소셜코머스 업체들이 응전에 나서면서 가격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 ‘빅3’에 들어가는 홈플러스와 지마켓 등 주요 오픈마켓 업체들을 이런 전쟁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태도여서 궁금증을 키운다.

1일 홈플러스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가격경쟁보다 품질경쟁에 더 무게를 두겠다고 밝히면서 가격경쟁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내실을 강화하고, 품질에 더 집중하겠다는 차원에서 일일이 가격경쟁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이런 행보는 다소 이례적이다. 그동안 홈플러스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 간 최저가 경쟁에 적극 대응해왔다. 삼겹살, 라면, 로브스터, 꽃게 등 상징적 품목들에서 최저가 경쟁이 불붙을 때마다 곧바로 대응해 가격을 내렸다. 결국 내실강화를 들어 가격전쟁을 외면하고 있지만, 경쟁에 나서지 못하는 속내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부르는 것은 이런 과거사 때문이다.

사실 이마트의 가격전쟁 선포는 처음엔 온-오프라인 경쟁사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다. 그러나 이는 하루아침에 나온 것은 아니었다. 이마트 쪽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해부터 온라인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전략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지난해 9월 영국기업 테스코에서 국내 사모펀드 엠비케이(MBK)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뀌었다. 다시 말해, 홈플러스가 가격경쟁에 뛰어드는 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이마트가 짜놓은 판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주주의 성격도 고려해야 한다. 사모펀드는 기업가치를 올려서 다른 인수자에게 기업을 되파는 게 목적이다. 가격경쟁은 일정 부분 수익을 포기하는 것이라서, 선뜻 가격경쟁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오픈마켓의 사정은 홈플러스와는 좀 다르다. 지마켓과 11번가, 옥션 등은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라도 소셜코머스 업체처럼 물건을 사들여 되파는 구조가 아니다. 온라인에 판매자와 소비자가 거래할 장터를 마련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수많은 판매자가 있는 상황에서 오픈마켓이 일괄적으로 가격을 통제하기는 어렵다.

또 오픈마켓에는 현재 롯데·신세계백화점 등 대형마트와 같은 계열의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입점해 있다. 이들과 협력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를 상대로 경쟁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셈이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가격경쟁을 하기도 어려운 구조지만, 한다 하더라도 작은 것(특정상품에 대한 이익)을 얻으려다 큰 것(오프라인 유통업체와의 협력관계)을 놓칠 수 있기에 나서지 않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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