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의 덫'에 갇힌 지역사회

송혜리 2016. 3. 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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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직업센터 설립 학부모 반대로 추진 '난항'

■ reDesign 대한민국 16대 어젠다

성장 발목잡는 '지역 이기주의'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 네 명이 발달장애인 직업능력개발센터(이하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위한 주민설명회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에 성일중학교 학부모들도 '결사반대'를 외치며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교육청이 제기동 성일중학교 체육관에서 가진 '서울커리어월드(가칭) 설립을 위한 주민 설명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장애인 학부모가 서울커리어월드 건립을 호소하며 무릎을 꿇자, 성일중 학부모도 무릎을 꿇고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했다.

서울커리어월드는 추진 초기부터 지역주민들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성일중 학생들의 안전 문제와 교통량 증가가 그 이유다.

이날 설명회는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전문 직업교육관 건립에 강하게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사업의 내용과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5차 설명회다.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처음 열린 7월 사업설명회와 8월 2차, 9월 3차 사업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결국, 9월 21일 계획했던 착공일은 10월 4일과 11일로 연기가 반복됐다. 교육청과 공단은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10월 6일 4차 주민간담회를 열어 합의점을 찾으려 했지만 참석한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혔다.

애초 교육청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학생과 발달장애청년이 직업훈련을 할 수 있는 서울커리어월드를 지난해 하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 당시 교육청은 성일중학교 유휴시설을 개조해 14개 직업체험 실습실과 4개 테마존으로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일중학교 장애인직업센터 반대 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반대하면서 공사는 중단됐다.

위원회는 △위험한 통학로 인한 사고 위험률 △의견을 묻지 않은 설립 절차 △중학교 건물에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고등학생들이 이용하는 불안함 등 우려를 들어 설립을 반대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성일중 내 서울커리어월드를 설립할 법적 근거가 없고 주민들의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공사가 재개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주민들은 장애인 시설을 함께 짓고 있는 용두동 글로컬타워에 시설을 만들 것을 주장하고 있다.

송혜리기자 s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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