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침해 상담 10년새 7배 급증

하지연 2016. 3. 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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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5만2151건 상담주민·계좌·전화번호 등 인터넷상에 마구 떠돌아 개인정보도용 피해 늘어

지난해 15만2151건 상담
주민·계좌·전화번호 등 인터넷상에 마구 떠돌아 개인정보도용 피해 늘어

대학원에 재학 중인 박모씨(28)는 종종 검색사이트 구글에 자신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해 검색한다. 지난해 겪은 당혹스런 일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해 초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온라인 도박과 관련한 스팸메시지를 하루10여통씩 받았다고 한다. 평소 이런 종류의 스팸메시지를 받은 적이 없었던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보안전문가에게 상담을 청했다. 전문가는 개인정보가 도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구글에서 박씨의 정보를 검색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소속 대학원, 학번 등이 노출된 엑셀파일 몇 개를 찾아냈다. 박씨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다른 사람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고 놀랐다"고 당시의 충격을 전했다.

인터넷을 통해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계좌번호, 학번 등 개인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불법사이트 가입을 위한 개인정보 도용부터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까지 피해사례도 다양하다. 무엇보다 온라인상 개인정보가 노출된 피해자들이 노출사실을 즉각 알지 못해 2차 피해가 발생한 후에야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한다.

■개인정보 침해 상담, 폭증

1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운영하는 118사이버민원센터에 따르면 센터에 접수된 개인정보 침해신고 상담은 지난 2006년 2만3333건에서 2015년 15만2151건으로 10년 동안 7배 가까이 폭증했다. 특히 주민번호 등 타인 정보 도용 사례는 2015년 한 해에만 7만7598건이 발생해 2006년보다 7배 이상 늘었다.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으로 한국에도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구글에는 수많은 개인정보가 떠다닌다. 몇 차례 검색만으로 개인정보가 노출된 자료를 손쉽게 찾아낼 수 있다. 검색키워드를 넣어 특정인 개인정보를 샅샅이 확인하는 소위 '신상털이'가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인터넷상 떠도는 신상털이 방법에 따라 파일타입을 지정하고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학번 등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다양한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 여럿이 검색된다. 수백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도 적지 않다.

현재 구글은 이용자가 부적절한 정보를 신고하면 검색결과에서 삭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가 노출돼 피해를 입고 있는 당사자가 노출된 페이지를 일일이 찾아 신고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욱이 대부분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파일삭제를 요청하는 과정 역시 번거롭다는 지적이다.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구글에서 개인정보를 삭제하는 것과 관련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피해사례 다수 선제조치 필수"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구글을 통한 (정보도용) 피해사례도 많다"며 "자체 조사 후 유.노출 사실을 확인하면 피해자에게 알려 조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4년 8월 주민번호 수집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웬만큼 자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아이핀 등 주민번호 대체수단이 늘어 (침해사례가) 줄어든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인터넷 보안업체에서 근무해온 이모씨는 "검색엔진 서비스 제공사와 개인정보보호법 시행기관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서비스 제공사는 개인정보 노출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해야 하고 국가기관도 중소기업 등 개인정보 노출이 쉬운 단체를 대상으로 철저한 예방 및 점검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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