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한달 국민의당, 성공·실패 기로에 선 '제3당의 실험'

김강래 2016. 3. 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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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2일로 창당 한달을 맞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1일 기자회견장에 섰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한때 20%를 넘었던 당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는 등 ‘제3당 실험’이 실패 기로에 섰다는 비관적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의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기점으로 ‘제3당’ 바람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은 ▲정체성 논란 ▲내부 갈등 ▲혁신 실패 등으로 벌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더민주 등 기성 정당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안 대표 스스로도 이날 “부족함을 반성한다”며 “새로운 모습을 약속한 국민의당은 새롭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자성했다.

‘공천 혁신’이 위기의 돌파구로 거론됐지만 국민의당이 내놓고 있는 공천 제도는 더민주의 복사판이다. 국민의당이 더민주와 ‘오십보 백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당은 더민주가 선점한 현역 의원 20% 컷오프 제도와 지역별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현장 공개면접을 그대로 채택했다. 국민의당이 야심차게 발표한 ‘공공주택특별법(컴백홈법)’을 놓고 더민주가 “우리가 이미 발표한 내용”이라고 지적해 머쓱해지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현역 물갈이’ 경쟁에서도 더민주에 밀리고 있다. 오히려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고 있어 ‘쇄신’의 주도권을 더민주에 빼앗겼다. 국민의당은 천 대표를 중심으로 호남 물갈이를 외치고 있지만 당내 호남 의원들은 “경선이라도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더민주는 현역의원 하위 20% 컷오프 명단을 공개하고 광주에서 공천 혁신을 단행한 상태다.

결국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더민주에 더블스코어로 밀리고 있다. 지난 달 2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당은 광주·전라 지역에서 15%의 지지율을 기록해 더민주(32%)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당을 지탱하고 있던 호남 지지율이 흔들리자 물갈이 압박을 받고 있는 호남 현역 의원들의 ‘재탈당’ 가능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당의 한 현역 의원은 “누구를 당에 데리고 올까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당을 떠날 사람을 어떻게 잡을 지 걱정해야 할 때”라고 우려했다.

국민의당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결국 ‘안철수 마케팅’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속으로 들어가서 다시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고 선언했다.

총선 전까지 40여일 동안 안 대표가 다시 전면에 서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안 대표가 당 밖으로 나갈 때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안 대표가 당내에서 호남 현역 의원들에 가로막힌 공천 쇄신을 완성하기 위해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뜻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뒤늦게 공천 세칙을 만들어서 ‘시스템’으로 공천 혁신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며 “당 지도부가 호남 의원들을 설득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 물갈이’가 반발에 부딪치자 국민의당은 광주·전라 지역 현역 의원들의 ‘호남 불출마’로 선회한 분위기다. 문병호 의원은 “지도부가 호남 의원들을 수도권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환 의원도 “광주에는 인력이 너무 많고 수도권에는 너무 없다”며 “호남 인사들이 수도권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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