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60주년 맞은 한국 증시..시총 규모 세계 13위 시장으로 성장

진상훈 기자 2016. 3. 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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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증권시장/ 한국거래소 제공
1956년 이후 코스피지수 60년간 변동 추이/ 한국거래소 제공
1989년 3월 31일 코스피지수가 1000선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 제공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한국거래소 제공

오는 3일 한국 증권시장이 개장 60주년을 맞는다.

지난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설립과 함께 3월 3일 상장기업 12개로 출발한 증권시장은 60년 동안 숱한 성공과 위기를 겪었다. 1980년대 빠른 경제 성장과 함께 자본시장의 규모도 팽창하며 코스피지수가 1000을 돌파했지만, 이후 1990년대 들어 외환위기를 겪으며 큰 타격을 받았고 2000년대 후반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한국 증시는 개장 60년만에 시가총액 규모 세계 13위의 거대시장으로 성장했다. 상장기업 수와 일 평균 거래대금 등도 개장 초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팽창했다.

◆ 시총 규모 1207조원…50년만에 8만배 넘게 성장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한국 증시의 시총 규모는 1207조4580억원을 기록, 세계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65년 시총은 150억원에 불과했다. 50년만에 시총 규모가 8만2895배로 성장한 것이다.

일 평균 거래대금은 4조7741억원으로 1965년의 3100만원에 비해 15만배로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역시 17개에서 769개로 45배 늘었다.

출범 이후 60년의 역사 동안 변한 것은 단지 규모 뿐이 아니다. 외국인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1992년 전체 시총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비중은 31.9%에 이른다.

개장 이후 60년 동안 한국 증시에서 주역이 된 주요 시총 상위종목들의 목록도 크게 바뀌었다. 지난 1995년 시총 1위 기업은 한국전력공사(015760)였다. 삼성전자(005930)와 포항종합제철, 한국이동통신, 대우중공업 등이 뒤를 이었다.

2000년대 들어 IT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자동차와 조선 등 수출주들에 투자가 몰리면서 시총 상위주 목록도 변화했다. 2000년 시총 1위로 올라선 삼성전자는 16년째 ‘대장주’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20년 전 시총 1위였던 한국전력공사가 현재 시총 2위에 이름을 올렸고 현대자동차(005380)와 삼성물산(028260), 현대모비스(012330), SK하이닉스(000660)등의 순으로 시총 상위 10개 종목이 구성돼 있다.

◆ 80년대 쾌속 성장…외환위기·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타격 받기도

한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시기는 1980년대에 들어선 이후부터다. 종합주가지수의 산출 방식이 시가총액식으로 개편된 1983년 1월말 118.27에 불과했던 코스피지수는 1989년 3월 31일 1003.31을 기록, 6년여만에 10배 가까이 상승했다.

1990년대 들어 조정을 받던 증시는 1992년 1월 외국인의 국내주식 직접투자가 허용된 이후 재차 1000을 돌파하며 다시 호황을 맞기도 했다. 1996년에는 주가지수 선물시장이 문을 열었고, 기술주에 대한 투자도 늘면서 1996년에는 코스닥시장도 개설됐다. 1997년 주가지수 옵션시장도 생겼다.

성장을 지속하던 한국 증시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 전 700선을 기록 중이던 코스피지수는 외환위기 이후 1998년 6월에는 200선까지 추락했다.

2000년대 들어 한국 증시는 IT 산업이 호황을 맞고 수출과 소비가 살아나면서 다시 성장기를 맞이한다. 2005년 초 1000선을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2년여 뒤인 2007년 2000을 돌파했다.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펀드시장 역시 크게 성장했고, 각종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투자공학 상품시장이 호황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한국 증시의 시름도 다시 깊어졌다. 코스피지수는 2008년 말 다시 1000 밑으로 떨어졌고,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여전히 1800에서 2000 초반 사이에서 오랜 기간 옆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 진화하는 韓 자본시장…추가 성장 한계 부딪힐 가능성도

한국 증권시장은 최근 잇따른 신규 시장 개설과 함께 활발한 해외 진출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선물 등의 거래소가 지난 2009년 한국거래소로 통합해 출범했고 2010년 2월에는 캄보디아 거래소에 지분 45%를 출자해 해외 자본시장 진출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한국거래소는 라오스 거래소 설립에도 지분 49%를 출자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한국거래소에 석유전자상거래 시장이 개설됐고 이듬해인 2013년에는 코넥스시장도 문을 열었다. 2014년 이후 KRX 금시장과 상장지수증권(ETN), 탄소배출권 시장 등도 잇따라 개설됐다.

그러나 최근 한국거래소는 해외 자본시장 진출을 통한 추가 성장이 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주회사로 전환과 증시 상장으로 해외 거래소와의 지분 교환을 통해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자본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이 빠져 결국 상장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규 상장기업의 수가 다시 늘고 있지만,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증시의 성장 속도는 다시 정체되고 있다”며 “한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전환과 상장을 통한 거래소의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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