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심한 구타·폭언 아들 학대한 40대 아버지 구속
천안지청, 아동학대 엄단·피해아동 돌봄 '투트랙' 대응
(천안=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음식점 배달종업원 A(44)씨는 2014년 9월 아내와 헤어지고 이듬해 3월부터 초등학생 친아들 B(11)군을 기르면서 모진 학대를 거듭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까지 아들을 악취가 심한 방안에 가둬놓고 냉장고에는 냉동식품만 넣어둔 채 음식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아 아들 B군은 학교급식 한 끼로 배고픔을 견뎌야 했다.
또 B군의 머리와 팔, 다리 등 온몸을 단소(短簫)와 가죽벨트로 때리면서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죽어라","연필을 부러뜨린 놈 얼굴을 칼로 그어 버리라"며 수차례 윽박질렀다.
아이가 있는데도 음란 동영상을 틀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되기도 하고 술에 취하면 자제력을 상실, 난폭하게 두들겨패거나 폭언을 퍼붓기 일쑤였다.
견디다 못한 아이는 담임선생님에게 전화해 사정을 털어놓았고, 교사가 경찰에 신고하고 난 뒤에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수사과정에서 아들이 학대당한 사실을 알게 된 B군의 엄마가 고소,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방임)으로 지난 29일 검찰에 구속 기소됐고 친권을 상실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B군은 아동보육시설에 맡겨졌다.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지청장 차맹기)은 앞서 수사지휘와 함께 아이를 돕기 위해 실질적인 지원방안 마련에도 주력했다.
소아·청소년정신건강과 전문의와 시청, 아동복지기관 관계자들이 다 모여 아동학대 사건관리 회의를 연 것은 천안지청 출범 이래 처음이었다.
심각해지는 아동학대 피해자들을 실질적이고 지속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데 입을 모았다.
결국 정신과 전문의는 B군에 대한 심리치료를 맡고, 천안시 동남구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살 공간과 기초생활수급지원을 해주기로 합의했다.
법원에 A씨에 대해 친권상실 청구를 낸 검찰은 앞으로 매달 B군에 대한 지원 상황 등을 점검키로 했다.
검찰은 B군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사건은 부장검사가 직접 지휘하며 구속 등 엄단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치료감호 청구뿐만 아니라 친권 상실 청구 등 부가 처분도 적극 고려하기로 했다.
동시에 피해아동 보호를 위해 유관기관과 상시 연결망을 구축, '투트랙(Two-track)'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재범예방에 필요한 강의 수강,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함께 내렸다"며 "앞으로 아동학대범을 엄중히 징벌하면서도 유관기관과 협업으로 어린이 보호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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