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종편에 책잡힐까봐 짝다리 한 번 안 짚고.."

김다솜 2016. 3. 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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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선·박정호의 팟짱-인터뷰 전문]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오마이뉴스김다솜 기자]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김광진-안진걸의 시민의 정치>

-정말 뜨거운 필리버스터 현장이 있는 국회로 달려왔습니다. 김광진 의원님 만나 뵙기 위해서. 저희가 오늘은 부득이하게 오전에 (김광진 의원이 공천) 면접 심사가 있으셔서 오후에 김광진 의원님 방에서 저희 <팟짱> 오랜만에 진행하게 됐습니다.
김광진 (이하 김) : 지난주에 우리 하지 않았나요?

-지난주에 저희가 했죠. 하고 나서 바로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는 바람에….
안진걸 (이하 안) : (<팟짱>이) 페이스북 생방송도 하고,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끌더니. 필리버스터의 전주곡이었지.

-그래서 한국 정치의 큰 역사 한 장면을 바꾸고 계십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 우리 김.광.진, 김.광.진, 김.광.진. (웃음)
김 : 감사합니다. 지금 여섯 시 반이니까요. (필리버스터가) 145시간째일 것 같네요.

-첫 스타트를 김광진 의원님이 끊어 주셨잖아요. 많은 의원님이 '김광진이 너무 잘했다'. '처음을 너무 잘했다'는 평가를.
안 : 23일 시작해서 29일까지. 몇 시에 시작하셨죠?
김 : 저희 7시에 시작했습니다.

-저녁 7시. 
안 :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제 의인이라 부르면 안 되겠다.
김 : 제가 보니까 (지난주 <팟짱>) 팟캐스트 광고 끝날 때쯤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겠냐' 이걸 물어본 시간 되겠네요.

-저녁 7시니까. 그때 그 시계로 다시 돌아가면. 잠시 뒤에 이종걸 원내대표가 저벅저벅 걸어와서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겠냐'. 준비도 안 됐을 것 아니에요. 너무 뜨거운 분위기여서. 바로 막 궁금해서. 바로 들어가죠? 김광진 의원님이 인사를 하고 싶으셔서….
안 : 저는 인사 안 해도 돼요. (웃음)

-잠깐만 기다리세요. 오랜만에 (<팟짱>) 팟캐스트 하니까 두서가 없어. (웃음)
김 : 정상이면 일주일 만에 방송하는 건데. 오마이TV 24시간 일하니까 오래 일한 것 같아서 그러는 거예요.

-옆에 앉아 있는 저희 섀도우김. 김윤상 방송팀장, 몇 시간 일하고 있어요? 
안 : 140시간. (웃음)
김 : 신기록을 세우고 계십니다.

-의원님들은 필리버스터 자기 시간 끝나고 가잖아요. 김윤상 팀장은 남아서 계속 다른 의원님들 것까지 하고 있어서. 오마이뉴스의 방송팀, 그리고 팩트TV 기자들. 대안 언론 기자들, 국회방송.
김 : 국회 속기사, 국회 수화 통역하시는 분들. 장난 아니죠.

-여하튼 이 대목에서 인사하고 넘어갈게요.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님 나오셨습니다.
김 : 반갑습니다, 김광진입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님 나오셨습니다. 시민 필리버스터! 
안 : 네, 안녕하세요. 네, 시민 필리버스터 3번 했습니다.
김 : 필리버스터는 한 번밖에 못 하는 거예요.
안 : 시민 필리버스터는 시간이 비어 있을 때 살짝살짝 하기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 페이스북 생방송도 같이 했었어요. 시민 필리버스터로.

-정말 한국 정치가 한 단계 도약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정치부 기자로서 벅찬 감동으로 매일 매일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생중계 창을 열고. 아, 지금도 이어 가고 있구나. 정말 눈물의 감사를 드리면서 아침을 시작합니다. 저희 <팟짱> 게시판에 이런 의견이 올라왔어요. '방송 참 편하게 하신다'. (웃음) '장윤선 목소리 좀 듣자, 뭐하는 거냐'. 그래서 제가 사실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팟캐스트를 기존 프로그램을 이어 가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필리버스터 현장을 보여 드리는 것이 좋은지. 회의 끝에 저희가 필리버스터로 집중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쪽으로 시선 분산되는 것보다는. 잠시 장윤선을 잊고 필리버스터 현장으로 집중해주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해서 그렇게 했는데요. 이제 제 목소리가 그리우신가요? (웃음)
안 : 네, 그립습니다. 잘 나오셨어요.

-저도 계속 국회에서 트윗하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웃음) 의원님들 뒤를 취재해서 (트윗을) 올리는 걸 했었는데요.
안 : 댓글이나 SNS상에 왜 안진걸이가 김광진 의원을 의인이라 부르는지 알게 됐다는 댓글도 많고요. 이제는 의인으로 안 된다는 거예요. 단계가 올라갔어요. 이제 영웅 김광진으로 부르겠습니다. 민초들의 영웅 김광진, 피플 히어로 김광진. (웃음) 김광진 의원님의 필리버스터를 보고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거예요.
김 : 사실 제 필리버스터는 진짜 재미없는 거였는데. 다른 분들에 비하면.
안 : 그렇게 단상에 서서 그렇게 조리 있게 조목조목 (말)한다는 것 자체에. 누구의 이야기도 들어주지 않는 정권이고. 새누리당이다 보니까. 그 자체에 열광한 거죠. 그 내용까지도 좋은 내용이니 더 열광하는 거에요.

-처음에 저는 과연 이 필리버스터가 성공할 것인가. 굉장히 정치부 기자들이 모여서 분석하잖아요. '이게 되겠냐', '이틀을 못 버틸 것이다', '내용이 없을 것이다', '의원들만의 잔치로 끝날 것이다'. 온갖 추측이 있었거든요. 그게 다 빗나갔어요. 정말 감동의 드라마를. 지금 드라마보다 이게 더 인기 있잖아요. 검색어가 언제 연예인을 제치고 의원님들이 검색어 1위를 해보겠어요.
안 : 지금 야당 의원님들이 실시간검색 1, 2위를 다투고 계시고. '김광진 의원, 힘내라'가 100만 건이 넘게 검색이 됐어요. 저도 검색을 해봤어요.

-2월 29일 오후 6시 39분 현재,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3위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네요. 분발하셔야겠어요. 
안 : 홍익표 의원님, '귀태' 같은 화끈한 발언 해주시면 바로 1위 되실 텐데.
김 : 제가 오기 전에 홍익표 의원님 발언을 30분 정도 듣고 왔는데요. 아주 정제된, 교수님의 발언을 하고 계세요.
안 : 아니, 저번에 '귀태' 표현 한번 쓰셨다고 주눅 들으시면 안 돼요. 귀태란 말은 굉장히 학술적, 역사적 표현인데.
김 : 제가 볼 때는 미국과 한국 국회의 차이점을 강연하고 계셨어요.

-이번에 저희가 보지 못했던 의원님들의 연설 스타일, 콘텐츠의 질과 양을 종합 분석하게 되는 데요. 우선, 김광진 의원님께 정말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그날 필리버스터 하자는 게 갑자기 결정된 거잖아요?
김 : 사실 필리버스터라는 게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 지면서 제도로는 있는 거죠. 그런데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은 없고. 기존에도 어떤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이라던가. 날치기라던가. 이런 얘기가 나올 때. 필리버스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은 있었지만 그게 어떤 의미고, 어떻게 되는 건지도 잘 모르는 상태였죠. 초기에는 1시 반인가, 2시 의총이었어요. 그때도 하나의 안으로 거론되긴 했지만, 마지막 6시 추가 의총을 할 때까지만 해도 10명 중에 8, 9명은 다 반대하셨어요.

-반대 이유가 뭐였어요?
김 : 아까 기자들이 나눴던 대화와 똑같은데요. 잘 아시는 것처럼 외국은 필리버스터가 동화책을 읽든, 성경책을 읽든 상관이 없잖아요. 근데 저희는 국회법 102조에 보면 '상정된 안건과 상관없는 발언을 하는 경우 중단한다'고 돼 있거든요. 의원들이 5시간 이상씩 테러방지법과 관련된 논의를 다 이어갈 수 있겠느냐. 일반적인 경제, 사회 분야처럼 광범위하면 괜찮은데. 테러방지법은 법안이 좀 특수하니까 가능하겠냐는 고민이 있었고. 두 번째는 이게 네이밍이 참 좋잖아요. 테러방지법이라는 게.

-테러를 방지한다는 데 왜 반대한다는 거야? 
김 : 그렇죠, 중도층에게 우리 당이 안보를 폄훼하는 곳으로 비치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있으셨고. 그런 여러 가지 것들. 현실적으로 선거구 획정에 관한 문제라던가. 끌어 봐야 김대중 대통령이 하셨던 것처럼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경우 발의한 지 72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없어지지 않습니까.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것이에요. 그런데 (테러방지법 법안은) 일반 안건이기 때문에 3월 10일까지 버틴다고 해도. 이번 회기가 지나도. 3월 10일 다음 날에 또 직권상권을 할 수가 있거든요. 계속 끄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고민이 있다가. 그런데도 이것도 안 하면 날치기 통과인데.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과도한 법이다'하는 원내대표의 생각이 강하게 들어갔죠.
안 : 너무 잘하셨어요. 저희도 필리버스터 아이디어를 시민사회 안팎에서 나왔거든요. 제1 야당이 그걸 결정하느냐, 마느냐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참여연대 이태호 전 사무처장님이 (민주당에서 필리버스터를) 한다고. 거의 김광진 의원님이 (필리버스터를) 돌입할 때 국회 앞에서 바로 (시민 필리버스터를). 그래서 안에서 정말 분투해주시는 의원님들, 그렇게 결단을 내려준 결정과 타이밍도 멋있었지만. 밖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시민들이 필리버스터를 하니까. 안팎에서 동시에 필리버스터가 붐업이 되면서. 당연히 국회방송으로 생중계되고, 오마이TV로 생중계되고, 여러 대안 방송이 생중계돼서 필리버스터가 더 관심을 끌었지만. 일종의 국민적 저항 행위로 순화된 것은 온라인상에서 저항에 동참한. 그것을 검색으로, 응원 댓글로, 시청하는 것으로. '아, 이거 재밌다'. 수백 만의 우리 국민과 시민 필리버스터를 기획하고 동시에 시행한 시민단체와. 밖에도 많을 땐 5~60명씩 오시는 거에요.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커피 사주시는 분도 있고. 별별 동참이 다 있었어요. 거기다가 국회 안에 방청객이 수백 명이 줄 서서 필리버스터를 보려고 하고. 청년들이 줄 서 있고.

-자발적 참여로 국회에 필리버스터 현장을 지켜보러 오시는 분들. 정말 기자라면 가슴 벅찬 기록을 하고 있을 거예요. 날마다 새로운 역사가 쓰이기 때문에. 놀라운 일들이, 기록이 막 쏟아지고 있는데.
김 : 안타까운 게. 우리가 매번 방송할 때마다 언론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채널A가 이렇게 썼더라고요. '구경거리가 된 국회, 방청석 만 원'이라고 썼는데. 시민들이 구경거리가 생겨서 이 자리에 오시는 게 아닌데. 언론이 좀 바로 설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요.
안 : 표현이 천박하네요. 채널A에 제가 한마디 해준다면 국회가, 정부·여당이 구경 대상이 되지 못할 정도로 참혹했는데. 표현은 천박하지만, 구경거리란 말에 대해서 옹호해본다면. 관심이나 끌고 구경이라도 할 수 있는 국회가 얼마나 큰 의미가 있냐는 거에요. 국회방송 아무도 못 안 보다가 이렇게 떴는데. 얼마나 좋아요. 그런 기능이 알려지고. 국민과 국회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인터넷으로, 국회방송으로 생중계되고 있다는 걸 국민이 알게 되고. 앞으로도 손쉽게 감시하고, 견제하고, 참여할 수 있구나. 채널A는 이렇게 구경거리가 돼서 축제가 되는 국회를 (취재) 해야 해요. 그동안은 구경거리도 못 된 거잖아요. 국회방송 누가 봤어요. 있는지도 몰랐어요.

-국회방송, 기자들이 봤어요. (웃음)
안 : 가끔 그런 거 있잖아요. 자기 전에 채널 100번씩 돌리는 거 있잖아요. 어딘가 국회방송이 나와. '아이고, 고생 많으시네'. 그러고 넘어가는. 30초 보는 거에요. '누가 나오나?' 하면서. 국회방송이 긍정적 기능이 있거든요. 본인들이 조심하는 거거든요. 누가 보고 있으면, 누가 귀 기울이고 있으면 훨씬 조심하게 돼 있거든요.

-의원님, 그때 발바닥이 아팠다고 하셨잖아요.
안 : 명언이죠. 쉬는 마렵지 않고 발바닥이 아프다는. 사람들이 쉬는 마려울 것 같다는 원초적 궁금함이 있었는데.

-처음에 갑자기 매우 급하게 (필리버스터가) 결정이 됐고,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 정보위 위원으로 활동하시고, <팟짱>에서도 (테러방지법) 악법의 문제점을 지적하시다가 올라가신 거잖아요. 목소리 톤이 차분하고, 따뜻했어요. 막 소리 지르고 이런 게 아니라. 대중이 보기에도 쉽게, 테러방지법이 가진 문제점이 뭔지 파악할 수 있었는데. 우선, 그날 갑작스럽게 상정된 안이어서 의원님들이 검토할 시간도 없었잖아요.
김 : 그렇죠. 지금 딱 이 시간인데. 6시 40분경. 원내대표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있고. 의총에서는 하지 말자는 의견이 다수고. 원내대표는 강행해야겠다는 의지가 있는 상태에서. 강행 처리를 하려면 원내대표로서는 1번 주자가 있어야 하는 거예요.

-아무도 하겠다는 사람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
김 : 그렇죠. 그래서 저한테 오셔서 지금 (필리버스터를) 해서 12시는 넘겨 줘야 다음 사람이 자료 준비를 할 수 있다. 사실 필리버스터는 자료를 읽기만 해도 되니까. 두 번째 나가실 때는 자료 준비만 하고 가면. 다들 노하우가 있으시니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잖아요. 20분 남겨놓은 상태에서 의장은 의장석에 앉아 있고, 본회의를 7시에 열겠다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 가능하겠냐고 물어보신 거에요. 아시는 것처럼 제가 테러방지법을 그렇게 반대 해왔던 사람이고. 정보위원회에는 2명밖에 없어요. 야당이. 저하고 문병호 의원하고 둘인데.
안 : 근데 한 분이 국민의당으로 가버렸어. 참, 속상해.
김 : 문병호 의원이 국민의당으로 가면서. 정보위원회는 교섭단체가 아니면 못 하게 돼 있어요. (문병호 의원이) 정보위원회에서 강제적으로 사임 됐어요. 그러니까 저 혼자 남은 거죠. 신경민 의원이 중간에 문병호 의원 (필리버스터) 끝나고 들어오시긴 했는데. 1차부터, 법안 소위부터 논의한 사람이 저 하나밖에 없는 거예요.

-굉장히 소중한 사람이네요.
김 : 제가 안 하겠다고 그럴 수도 없고. 사실 필리버스터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직권상정하는 건 도저히 아닌 것 같고 해서. '제가 해보겠습니다'하고는. 20분 남은 시간에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총을 했는데. 사무실에 가서 자료를 가지러 가야 할 것 아닙니까. 그것만 해도 10분 정도 시간이 되는데. 본청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 제가 어저께까지 사무실에서 서류를 보고 있었던 게 아니고. 법안 심의한 뒤 2, 3개월 지난 후였기 때문에 자료를 뒤져서 갖고 가서. 화장실 한번 갔다가 올라가야 하니까. 말 그대로 법안소위 때 있던 자료 말고는 A4 한 장 출력 못 하고 간 거에요. 그냥, 그렇게 올라가서. 얘기하다 보니까 톤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처음 해보니까 잘 몰라서. 처음에 마라톤 하듯이 하면 어떻게 갈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안 : 엄청나게 처음부터 뛰어 버리면 2km에서 쓰러져 버리니까.
김 : 2번, 3번 해보시는 분은 2시간 지나면 뭐가 바뀌고, 3시간 지나면 뭐가 힘든지 감이 오겠죠. 사실 저는 5시간 내리 해본 적이 없고,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는 상태니까. 최대한 페이스를 줄여 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말도 천천히 했고, 목소리도 일부러 키우지 않았고. 의총에서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에 그게 있었어요. 5, 6시간을 필리버스터를 해도 1분 동안 발언 실수하는 게 나올 거다. 감정이 섞이거나 그러면. 종편이 가만있겠냐. 1분만 24시간 틀어 버릴 거다.

-종편 무서워서 필리버스터도 못 하네. 
김 : 첫 번째 주자로 간 입장에서는 국회법 102조에서 걸릴 만한 내용은 한마디도 하지 않아야 한다. 국정원 패악에 대한 문제는 지금은 광범위하게 얘길 하지 않습니까. 제가 할 때는 테러방지법 법안 외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올라갔고. 올라가서도 우리 노무현 대통령께서 예전 강연하셨을 때 주머니에 손 넣었다고. 강연 내용보다 거기에 언론이 집중한 적 있잖아요. 짝다리 한 번 안 짚고 버텨야겠다고 해서. 그 시간 동안 다리 한 번 안 움직이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발바닥은 아프더라고요. 제 발언 이후에 그 기사가 막 나고. 뒤 분들은 다 운동화를 신기 시작했죠.
안 : 정말 의인을 넘어서 영웅의 면모가 느껴집니다.

-단 한 톨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그 각오가 저는 정말 부끄럽네요. 언론인 한 사람으로서 도대체 그동안 한국 언론이. 전체를 보지 않고, 요만한 거 하나 잡아서. 그것만 침소봉대해서 대서특필하고. 그것만 국민이 보도록 잘못 보도해온 관행이 있었으니까. 의원님이 짝다리 한번 안 짚고 버텨야겠다는 생각을 하신 거에요. 정말 부끄럽습니다. 한국 언론이….
안 : 정치부 기자들도 (필리버스터가) 잘 안 될 거라고 예상했다고 하잖아요. 야당이 보여준 모습 중에 실망스러운 게 많았고. 끈기가 적지 않았냐는 선험적 경험이 평가에 반영됐던 것 같아요. 이번 필리버스터가 주목받은 데에는 혼자서 정말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짧게 말씀드리면 형식이 신선하고, 새롭잖아요. 미국에서만 들었고, 교과서에만 나왔던 거니까. 일단 눈길을 끄는 거에요. 그런데도 내용이 별로면. 말씀하신 내용이나 반대 사유가 별로면 관심이 바로 죽는데. 테러방지법이란 희대의 악법에 대한 정당한 설파니까. 형식이 신선하고, 내용까지 괜찮단 말이죠. 세 번째, 야당 의원은 저도 재평가해야 하는데. 살아온 삶이 대단한 분이 많은 거예요. 민주화면 민주화, 역사면 역사.

-보통 양반이 아니더라고요.
안 : 여야 대결 구도에서 잘 드러나지 않다가 이분들이 제대로 드러난 거죠. 준비한 시간도 없는데 드러난 건 진짜 내공이 있는 거예요. 감동이 있는 거죠. '준비 많이 했다' 그러면 재미가 없잖아요. 준비할 시간도 없었는데. 투혼을 발휘했잖아요. 기록 깨려고 이분들이 10시간, 11시간 한 거 아니잖아요. 박원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기록 깰 수 있었는데 '기록이 중요하냐. 우리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내려왔잖아요. 그 투혼, 정말 문제 있는 법을 막기 위해서. 야당 의원이 애쓰는구나. 이걸 왜 자신할 수 있냐면 제가 시민 필리버스터 해봤잖아요. 1시간 하는데 중간에 10번 쉬고 싶더라고요. 1시간 딱 하는 데도 너무 힘이 드는 거에요. 청취자분들 생각해보세요. 1시간 동안 아무도 없는데, 특정한 주제로 이야기하는 건 10분도 하기 힘들어요.
김 : 아무도 없는 데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소회를 말하자면 지금은 올라가면서 다 봐주고 있고, 응원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 힘을 갖고 올라가고, 준비하면서도 시민과 만들어 가는 게 있고. 제가 올라갈 때는 두 번째 주자도 안 정해져 있는 상태였어요. 제가 끝나고 내려와서야 아까 말씀하신 '김광진 힘내라'가 100만 건이 조회되고, 많은 시민이 봐주고 있단 걸 알았는데. 올라갔을 때 전면에는 새누리당 의석이나 텅텅 비어 있고, 방청석에 한 명도 없는 상황이었죠. 언론도 말씀하셨던 것처럼 진보 언론 3, 4개만 취재하고 있었고.

-아니에요. 카메라 기자는 10명 정도?
김 : 처음에만 스틸컷만. 아무도 없고, 듣는 사람도 없고. 계속 종편 얘기해서 죄송한데. 종편에서 제가 하는 (필리버스터)를 뭐라고 비난하고, 여론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을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허공을 보고 외치는 거잖아요. 그 공허감. 국회부의장이 4시 정도에 '잠깐 쉬실래요?' 얘기하신 적이 있어요. 법안 설명할 때는 괜찮았는데. (국회부)의장이 '잠깐 쉬실래요?'라고 하는 데 고립된 느낌이 확 오더라고요. 잠깐 쉬어 버리니까. 하여튼 그런 상황에 있다가 내려와서 많은 분이 함께 해주셨다는 걸 느끼고. 좋았죠.

-이것이 민주주의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현장이라는 걸 온 국민이 공감하는 상황이었어요. 의원님은 적막감 가운데 정말…. 근데 본회의 중이었잖아요. 아무리 자기가, 본인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의 반대 토론을 한다 할지라도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데 어떻게 다 자리를 뜰 수가 있습니까. 저는 그 점을 제일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럼 새누리당 의원이 연설할 때는 야당 의원이 다 나가야 하는 겁니까. 그렇지 않지 않습니까. 반대 의견을 들어야 합의의 정신이잖아요. 국회는 합의의 정신이 발휘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듣기 싫은 소리 한다고 전부 나가 버리고. 또 다른 방식의 폭력이라 생각해요.
안 : 새누리 의원이 이번에 보여준 모습은 '찌질이' 그 자체였고. 자신들이 필리버스터를 공약해서 도입해놓고 하자고 해놓고. 법에 보장돼 있어서 의장도 수용한 거 아니에요. 자기들이 엄청나게 압박해서 직권상정하게 해놓고. 야당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필리버스터가 남아 있는 건데. 대인배라면, '힘 있는 여당이니까 (야당은) 필리버스터 해라', 그 정도의 아량과 예의도 없는 집단임이 드러났고. 심지어 의원이 5명씩 지켰잖아요. 다른 말 못 하게 한다는 핑계로. 이분들이 고백했어요. SNS에 올린 거 보니까. 국회 본회의장에 당직하러 가는 거라고 올려놨더라고요. 본회의 참석은 국회의원의 의무고, 필연입니다. 세금 받아먹는 의원, 유권자 대변하는 의원으로서. 반대하는 국민도 있고. 그걸 당직이라고 스스로 써놨더라고요. 5명씩 돌아가는 당직이라고. 본회의 출석을 의무적으로 하는 당직 수준으로 전락시켜 버리고. 의원들 얘기하고 있으면 가서 진짜 황당한.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 얘기 꼭 해야겠죠.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가서 '그런다고 공천받을 줄 알아?'라고 소리 질렀잖아요. 아무리 시정잡배도. 세상에 동료 의원한테 공천을 받기 위해 얼마나 피눈물 흘리는지 판단할 부분은 아니지만. 동료 의원한테 그런 말 할 수 있나요.

-어이 상실이었어요. 제가 현장에서 보고 놀랐는데. 저는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이분들이 당직이란 표현 쓰셨는데. '작정하고 와서 판을 엎으려고 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안 : 남들 다 쉬는데 5명 당직 서니까 꼬라지 난 거죠. 그렇다고 국민이 지켜 보고 있고, 국회방송 있고, 동료 의원이 있는데 시정잡배보다 못한 짓을 한 거죠. 김용남 의원이 예전에 장윤선 기자님이 취재했을 때 교통사고 동영상 보내서 협박한 사람 아닙니까.

-김용남 의원이 직접 한 건 아니고요. 그 보좌관은 아니고. 기획실장? 선거 시스템에 있는 분인데. 깜짝 놀랐어요. 제가 그분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취재하고 있었거든요. 단독 기사가 여러 차례 나갔는데. 그 기사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저한테 교통사고 동영상을 보냈어요. 정말 끔찍한,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살아 있는 사람이. 술 취해서 비틀거리다가 쓰러져요. 여성 운전자가 쓰러진 남성을 밟고 지나가는. 저는 정말 놀랐어요. 그걸 보내고. 그걸 보낸 의도나 목적이 뭐냐고 물어보니 '농담으로 보냈다'는 표현을 써서 정말 놀랐고. 이 건하고는 관계없는데 그런 사건이 있었어요.
김 : 저한테도 많은 질문을 하셔서 사실관계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게 무엇이냐 하면. 지금 필리버스터는 반대토론을 하는 게 아닙니다. 찬반 토론을 하는 중인 거거든요. 필리버스터는 무제한 토론을 하는 것이고. 국회는 찬반 토론을 할 수 있습니다. 야당이 첫 주자로 신청했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못 하는 것이냐? 그러지 않습니다. 국민의당도 하고 있고, 정의당도 참여해서 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도 찬성 토론할 수 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처음에 제가 끝나고 나서는 이철우 의원이 하시겠다고 국회에 리스트를 제출하셨는데 취소하신 겁니다. 그 뒤로도 새누리당에서 몇 분 계셨어요. 지금이라도 테러방지법에 필요성이 있다고 설득하시려면 국회에서 10시간이고, 20시간이고 새누리당이 찬성토론 하시면 됩니다.

-제가 취재를 해봤더니 야당 도와주는 거다, 그래서 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철회를 한 거에요.
안 : 국회의장이나 부의장이 할 말 있으면 발언권 신청해라, 왜 거기서 그러고 있냐고 핀잔도 많이 줬고.
김 : 힐러 이석현 부의장께서….

-힐러 리? (웃음)
안 : 그다음에 우리 정청래 의원도 재밌었잖아요. 어느 의원이죠? 엉뚱한 소리 하니까. '당신 목소리는 안 들려요. 나한테 해봐야 당신만 손해야. NLL 대화록 유출해서 검찰 수사받고 벌금 받았지?'라고 해서 다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잊어버렸던 사건이. 본전도 못 찾았단 말이 그럴 때 나오는 말일 텐데….

-말씀하신 대로 필리버스터는 무제한 토론이고, 미국에서는 가장 유명하신 분이 버니 샌더스. 8시간 (필리버스터를) 한 분입니다. 한국에서는 찬반 토론을 하고 있는데. 지금 새누리당이 이런 전선을 그으려고 했어요. 마치 지금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이 불법인 것처럼. 그 프레임을 만들려고 했어요. 신성한 국회를 볼모 삼아서. 언론의 논조가 전부 이튿날 그렇게 잡혔어요. 김광진 의원님 하고, 문병호 의원이 1시간 19분인가요? 하시고. 최단시간이에요. 이어서 은수미 의원 넘어갈 때 그 무렵에 쏟아진 조간 보도 내용을 보면 전부 그런 기조였어요. 이게 시간이 길어지고, 의원님들의 진정성. 은수미 의원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그런 진정성이 국민에게 전달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지요. 그러면서 언론 논조도 조금 바뀌고 그랬는데. 큰 틀에서는 필리버스터가 불법인 것처럼 만들려고 했어요.
안 : 황당하네요. 국회법에 딱 나와 있고. 제도화돼 있다는 것. 시민단체만 알고 있었나요?
김 : 불법이면 직권상정할 의장이 그걸 받아들이겠냐고요. '나 마이크 잡고 얘기 할라요'한 게 아니잖아요.

-그런 논조를 잡으려고 했는데. 이른바 안 먹힌 거죠.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주먹을 탕탕탕 치지 않습니까. 이게 웬 말이냐. 어느 나라에서 이런 일을 하냐.
안 : 미국도 하잖아요.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 좋아한다고 하면서 미국이 하는 것을 따라 하진 않아요. 필리버스터….
김 : 우리나라에도 기록이 있잖아요. 김대중 대통령이 (필리버스터를) 했잖아요.
안 : 일단 미국에서 자주 하잖아요. 맨날 자기가 친미주의자라면서 미국이 하는 걸 싫어하는 거야. 그러다 큰일 나요. 오바마 대통령님께 혼나려고 왜 그러시는 거야. 사람이.

-필리버스터라는 것도 사람들이 퀴즈 대회에서나 알았던 상식이에요. 이제 이게 퀴즈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고, 가요 프로그램처럼 되는 정도로 범용성이 생겼습니다. 무제한 토론, 국회 안에서 있는 찬성과 반대로 의원들의 입장을 설파할 수 있는 것으로 국민 상식으로. 법률 공부도 국민이 하게 됐어요. 박근혜 대통령 덕분에. 이러 저러한 점을 짚어 보고 있는 데요. 법안에 관해 얘길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국민 보호와 공공 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주호영 의원이 발의한 거에요. 찬성자가 156명, 발의한 날은 2016년 2월 23일. 바로 그날 발의한 거에요. 그날 발의해서, 그날 직권상정하는 것도 어불성설인데. 문제는 국가비상사태라고 한 거에요. 국가비상이냐? 국가비상사태인데 경찰청장은 해외 출장을 가요. 
안 : 해외 출장 중이시고. 국회 동산에서 아주 아름다운 캠핑도 하고 계시잖아요. 새누리당 의원님이 주최하시는 캠핑을.

-지금 국가비상사태라 하는데….
김 : 테러방지법이 뭐가 문제인지 보시려면 지금 이 상황을 보시면 됩니다. 안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법률에 따르지 않고 하겠다는 게 테러방지법이거든요. 도청이나 감청이나 계좌추적이라던가. 이 사람을 추적하는 권한이나 휴대전화에 대해 위치추적을 하는 이런 것들이 법률에 따르지 않고 의심되는 대상자를 광범위하게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냐. 국가안보란 이유로 모든 걸 퉁치려고 하는 거예요. 국회의장께서 하시는 처사가 딱 그 거죠. 국가 변란이나 사변이 일어났을 때, 그것에 따르는 전시상태일 때 국가 위기 사태를 선언하신 건데. 그런 안보 위기니까 법에서 정한 절차나 국회선진화법에서 기존의 테러방지법이라 불리는 법안을 안건조정심의위원회로 묶어 놨거든요. 그걸 다 넘어 서버리는 상태로 직권상정을 올려 버린 것이고. 정상적인 여야의 논의를 무력화시키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안보라고 하는 이름 하나로. 모든 것들을 커버하려고 하는 것. 그 인식을 지금 행정부도 그렇고, 국회도 그렇고. 갖게 된다는 것이 슬픈 일이고요. 이게 얼마나 거짓말 같은 얘기냐 하면. 제가 국방위원회를 4년 하고, 정보위원회를 2년 겸임한 사람입니다. 진돗개 하나 발령된 적이 없고, 워치콘 하나 격상된 적이 없어요. 65만 군인은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국회만 비상 상황이라는 게 어떻게 말이 됩니까.
안 : 지난 주말 사이에 요인 암살한다고. 곧 북한이 테러 저지르고. 사실 북한은 지금 UN이나 미국이 지정한 테러지정국도 아닌데. 마치 곧 테러 저지를 것처럼 얘기하고. 주말 사이에 요인 암살한다는 엄청난 보도가 있었잖아요.

-명단도 나오고…. 김.관.진 안보실장.
안 : <팟짱>, 일종의 특종인데. 제가 아는 경찰 라인을 다 동원했어요. 요인 암살 분위기도 있고, 테러 곧 생긴다고 그러고. 국회의장도 비상사태 선포했으니까. 일단 경찰이 비상 근무하는지 알아봤는데 아닌 거 확인됐고. 그다음에 요인 암살 얘기가 계속 나왔잖아요. 여러 경찰에게 물어봤죠. 걱정돼서 그러는 데. 관내마다 있는. 서울이면 서울, 종로구면 종로구. 강동구면 강동구. 경찰청장이라든지 다 경호가 강화됐겠네요? 하니까 그런 조치가 없데요. 아무 연락 없데요. 관내 요인들 사는 곳은 평소에 파악하고 있나요? 어느 아파트 사는지는 알지. 그 앞에 그냥 순찰차 지나가. 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에요. 그렇게 테러 날 것처럼, 곧 요인 암살 일어날 것처럼 해놓고. 실제로는 어떠한 경호 강화 조치도 없었어요. 이건 제가 여러 루트로 확인했어요. 그러니까 다 사기입니다. 테러방지법 통과시키려고 거짓말한 거에요.
김 : 현재 규정에 테러가 위험하다고 판단이 들면 테러와 관련된 경계 발령을 내게 돼 있어요. 주의, 심각, 경계 해서 4개가 발동되게 돼 있는데. 지금처럼 국가비상사태 선언한 것이 대한민국 생기고 나서 4번째밖에 안 돼요. 대한민국 현대사에 많은 질곡이 있었지만 4번째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상사태가. 그런데 경계 발령 한번 내리고 있지 않잖아요. 지금 경계 발령을 하면 공무원 중 반 이상은 24시간 대기를 해야 해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어요?
김 : 심지어 국회 직원도 정상 퇴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안 : 비상근무 중인 분은 국회 경호하는 경찰들만….

-비상 근무 중인 사람 하나 더 있어. 섀도우김!
안 : 장윤선, 필리버스터 장하고. 시민 필리버스터 막는 데 경찰 100명 동원됐거든요. 그분들만 비상 근무하게 된 거에요. 여러분 테러방지법 통과되면 바로 이거다, 앞으로 절대 쉬지 못하고 이렇게 해야 한다, 이게 문제라고 얘기해줬거든요.

-정말 이게 국민을 띄엄띄엄 아는 것 아닌가. 그리고 대통령이 호통치잖아요. '피해가 생겨야 그때 가서 (테러방지법 제정) 하겠냐'고 야당을 야단치지 않습니까. 
안 : 악담도 그런 악담이 어디 있습니까. 말이 씨가 되게.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되죠. '물에 빠진 다음 건진다'부터 이 사람은 도대체 왜.
김 : 많은 분이 그런 말을 듣고 다른 걸 염려하고 계시잖아요. 테러가 일부러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한 발언이시고. 국정원법 보면 2조에 대통령이 국정원을 담당하게 돼 있거든요. 잘 아시는 것처럼 대한민국은 지금 대통령께서 65만 명 장병을 통솔하는 군 통솔권자이시기도 하거든요. 행정부의 수반이시기도 하고요. 누차 말씀드린 것처럼 34년 전부터 82년도에 만들어졌던 국가테러지침에 의하면 그 위원회는 대통령 소속으로 돼 있고. 국무총리가 의장을 맡게 돼 있어요. 지금 현재 있는 국정원과 군과 공무원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대통령이 갖고 계시고. 그것을 모아서 컨트롤 타워로서 책임져야 할 법률적인 위치에 대통령이 계십니다. 만약 테러가 일어나면 그 책임이 야당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직 대통령인 본인이 훨씬 더 큰 감당과 책임을 지셔야 하는 거예요. 그렇게 국민을 협박하는 식으로 정치를 펴시면 안 되고. 본인이 본인의 직무를 충실히 하셔야죠. 그런 비유를 드시는 것은 예전에 민중집회 나오시는 분을 IS 가담한 사람으로 비유하시고. 그런 식으로 하시는 데 정말 온당하지 못한 방법이십니다.

-말씀하신 내용뿐만 아니라 법을 사람들이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아시게 됐지만, 국가정보원에게 막강한 권한이 생깁니다. 이 법의 구조를 보면요. 국가정보원장은 테러 위험인물에 대하여 출입국, 금융 거래 및 통신 이용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테러 위험인물. 테러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싹 다 조사할 수 있는 거예요.
안 : 거기다 그것도 있잖아요. 예비 선전·선동 관련자. 그걸 할 거로 의심스러운 자. 예비 선전·선동은 국가보안법에도 나와 있어요. 악법이긴 하지만. 문제는 그걸 할 거로 의심스러운 자. 저 같은 사람이 걸리는 거에요.

-그거 어떻게 됐어요?
안 : 저 지금도 지명 수배자예요. 저는 지명 수배자인데 왜 안 잡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이렇게 도심을 활보하고 다녀요.

-테러 의심 분자? (웃음)
안 : 저 같은 사람이 테러 의심 분자가 되는 거죠. 경찰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저는 맨날 얘기하니까.

-그걸 가지고 이런 얘길 해요. 자꾸 이렇게 인권 문제를 야당에서 주장하니까. 인권 보호관 제도를 두지 않았느냐. 그런데도 왜 난리 치느냐고 김용남 새누리당 원내 대변인은 주장합니다. 인권 보호관 봤어요. 어떤 내용이 있나. 제7조, '관계 기관의 대테러 활동으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 방지를 위해 대책위원회 소속으로 대테러 인권 보호관 1명을 둔다'. 1명! 이야. (웃음)
김 : 법안 자체의 악법성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 법이 가장 큰 문제는 논의 중이다는 거거든요. 이 법이 형성되지 않았어요. 원래 논의됐었던 법안은 법안소에서 4차례 정도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도 4차례라고 하는 회의도. 이 법안을 서상기 의원, 이철우 의원이 각자 내셨기 때문에 법안을 병합하는 과정에만 있었고. 병합까지만 끝난 상태예요. 병합 이후의 토론은 시작도 안 했어요. 근데 이 세부적인 내용에서 하나도 완성되지 않았어요. 아까 인권 보호관이 1명이냐, 2명이냐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이 인권 보호관을 누가 지정할 것이냐, 이 사람의 권한은 어디까지 인가, 소속은 어디인가가 법안에 다 담겨야 하거든요. 국회가 추천할 건지, 국정원장 소관으로 둘 것인지 논의하는 과정이라고요. 그런데 날치기로 1명으로 지정해버린 거죠. 이 1명이 얼마나 의미 없는 말이냐면 지난 7월 RCS 프로그램 사건, 아시는 것처럼 벌어졌지만 지금 이 시각까지 국회 정보위에 현역 국회의원 열 몇 명이 다 나서서 얘기하고 그래도. 누구를 대상으로, 얼마나 광범위하게, 얼마나 지속해서 (사찰) 했는지 보고하지 않고 있어요.

-아직도… .작년 8월부터 (RCS 프로그램 사건이) 문제가 됐는데.
김 : 이 권한과 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인권 보호관. 아마 대테러센터 안에 두는 어떤 직원이겠죠. 변호사 한 명 지정하겠죠. 이분에게 제대로 된 보고할 것 같아요? 정보위원회에서 예산권을 관장하는 국회의원에게도 보고하지 않는데?

-김용남 원내 대변인은 뭐라고 주장하냐면 이 인권 보호관이 부장판사 이상의 경력을 가진 그분이 다 모든 걸 할 텐데 뭘 그렇게 염려하느냐고 주장해요. 주호영 의원 안을 보면 '인권 보호관의 자격, 임기 등 운영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게 땡이에요. 일반 국민의 눈높이, 법조 전문가가 아닌 눈으로 봐도 이렇게 허술하게 해서 되겠냐 하는 생각이 들어요. 급조된 느낌이 강한 거죠. 
안 : 자, 경찰이 지금 맨날 인권 침해 저지르잖아요. 백남기 농민에게 저지른 게 대표적이잖아요. 물대포 직사하고. 그 경찰에 아마 청취자분들 중에 처음 들은 사람도 있을 거예요. 경찰 인권위원회가 있어요. 인권센터도 있고. 직원들도 많아요. 인권위원도 있고 많이 계세요.

-국가인권위원회 말고?
안 : 그런 기구가 있어요. 수십 명 있어요. 위원도, 직원도 많아요. 그래도 전혀 제어를 못 하잖아요. 물론 인권 보호관이 있는 게 없는 것보단 낫겠죠. 될 수 있으면 야당이 추천하는 사람으로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해야겠지만. 강행 처리됐다는 전제 하에는 없는 것보단 낫겠지만. 인권 센터가 있어서 될 문제가 아니라 경찰이 체질적으로, 여러 가지 법 제도를 어겨 가면서까지도. 심지어 국민의 인권을 일상적으로 짓밟는다는 비판을 받는데. 국정원은 경찰보다 훨씬 음습하고, 위험한데. 더 하죠.
김 : 우리가 법안에 관한 얘길 팟캐스트로 하잖아요. 이 내용은 웬만한 국민이 다 아실 거예요. 문제 제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백몇 시간을 그냥 현대사의 교육과 법안에 대한 교육을 다 듣고 계셔서. 저희보다 (국민이) 더 잘 알 거예요.

-지금 언론의 역할에 충실히 하려고 법안을 쫙 살펴봤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140시간. 무려 26번째 주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제가 민주주의 현장인 국회, 민의의 전당이 됐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는데. 그 현장을 국민이 전부 확인하고 계세요. 국회방송으로 오마이TV로, 팩트TV로 확인하고 계십니다. 
김 : 제가 <팟짱>을 쭉 오래 했었잖아요. 필리버스터 나름 1번 주자니까. 꽤 많은 곳에서 인터뷰 요청을 하지 않았겠습니까. 원래 제가 이 시간에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에서 짧게 하고, 50분간 토론을 하자는 제안이 왔었는데. 제가 선약이 있어서 안 되겠다고 그랬어요.

-그 선약은?
김 : <팟짱> 녹음을….
안 : 영웅 김광진 의원이 아니면 누가 하시는?
김 : 제가 안 하면 관심이 없고요. (웃음)

-마이너 매체의 설움이 있어요. 사실 의원님들 섭외하려고 하면 JTBC 뉴스룸. 1번 손석희, 2번 CBS 김현정의 뉴스쇼. 3번 이렇게 가다가 4, 5번쯤에 <팟짱>으로 결정이 돼요. 정말 이 자리를 빌려서. 제가 이런 얘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 저도 서러움을 많이 당해요. (웃음) 이 서러움을 오늘 김광진 의원님께서…. 
김 : 에피소드를 좀 드리고 싶었어요. 해봤을 때 소회 중에. 시간이 다 돼서 마칠 시간이긴 하지만 하나만 뭐가 있었냐면. 제 고민 중에 그런 게 있었어요. 첫 주자로 올라가서 고민 중 하나가 처음에 어떻게 끝내야 할지를 모르겠는 거에요.

-마무리?
김 : 마무리의 멋진 멘트가 아니고요. 저한테 주지하고 있는 게 1분간 말이 끊기면 표결 들어가 이게 국회법에 대한 조언이었거든요.
안 : 다 그럴 줄 알았어요. 진짜로.
김 : 제가 나가면 의장이 다음 사람을 지명해주는 건지, 아니면 제가 다음 사람을 지명해서 그 사람이 말을 시작하면 내려가야 하는 건지. 제가 올라갈 때만 해도 다음 주자를 모르는 상태로 저는 올라간 거거든요.

-휴대전화는 가져가셨어요?
김 : 가져갔는데. 휴대전화 본다고 뭐라고 할까 봐 꺼내지도 않았죠. 어쩔 수 없이 원래 끝내는 대로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일반적으로 내려왔는데. 아마 의장도 일반적인 방식으로 다음 분을 지명해주신 것 같아요. 참 쓸데없는 고민인데. 첫 주자로서는. 왜냐하면, 저도 국회법을 막 보고 간 게 아니니까. 배턴터치를 해줘야 하는데. 제가 그냥 내려갔다가 끊겨 버리면?

-표결해버리면?
김 : 표결한다고, 의장이 상정해버리면? 그 고민이 막 생기더라고요. 마지막에.

-의원님, 저는 그거 여쭤보고 싶었어요. 다섯 시간이 넘는 동안 시계는 보셨어요. 내가 지금 몇 시간 하고 있다는 건 알고 계셨어요?
김 : 물 마시고 이러면서 큰 시계가 보이니까 시간은 보죠. 하면서도 몇 시인지는 보이는데. 몇 시간이 지났는지는 생각보다 빨리 계산이 안 되더라고요. 실제 저는 저희 원내대표가 한 것은. 12시까지. 12시면 뒷사람이 준비할 수 있다. 이것만 계속 주지하셨어요. 12시까지만 버텨달라.

-단상 위에 계실 때 여러 동료 의원님들이 지켜보고 계셨잖아요. 그분들의 눈빛이나 이런 건 다 보이나요? 
김 : 다 보이고요. 단상에 가면 작은 목소리도 다 들리고. 예를 들면 제가 말이 좀 빨라 지면. '말 좀 천천히' 이렇게 속닥이면서 하는 얘기도 들려서 말이 줄어들고요. 처음에 제가 물을 먹다 보니까 뒤에서 진선미 의원인가, 김영주 의원님께서 '입술만 축여'라고 말씀하시는 거에요. 혹시 화장실을 가야 할 지 모르니까. 그 목소리들이 들려서 조언을 받았죠.

-저는 의원님들이, 그동안 사실 견제도 많고. (웃음) 당내에서 별로 안 친하고 그런 거 많이 봤잖아요. 그런데 뭔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님들이 하나 되는 현장을 봤어요. 언제였냐면 의원님이 마무리하시고 내려오시잖아요. 내려오는데 저는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국정연설 끝나면 새누리당 의원들 쫙 줄 서서 악수하려고 이런 모습은 봤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줄을 쫙 서서. 격려하는 모습은 처음 봤어요. 그때 어떠셨어요? 
김 : 사실 저는 순간 내려와서 국회의장한테 인사를 하잖아요. 인사를 하는 순간 다리에 쥐가 났어요. 왜냐하면, 가만히 있다가 움직이니까. 움직이는 순간 한쪽 다리가 굳어 버렸어요. 선배들이 있으니까 악수를 하면서 그냥 갔죠.

-그렇구나. 근데 의원님 눈에 눈물이. 이거 보여 드려야 하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하셔.
안 : 의원님이 물 드실 때 표정도 생생해요. 진짜 긴장 많이 하시고. 역사적 현장에 대한 어떤 의원이라는 분 자체가 내공이 대단하지만, 뭐라 할까. 특별한 상황이었잖아요. 의원님 표정이나. 굉장히 긴장하면서도 책임감 같은 거? 의원님도 말씀하셨는데 얼굴에는 묘한 불안감도 일부 있으시더라고요. 지금 잘하는 건지, 잘 되는 건지. 얼굴빛이 어두울 때가 있었어요. 사명감은 확 느껴지는데. 어떤 순간순간 고뇌가 물 마실 때 드러나더라고요.

-끝나고 정의화 의장이 고생했다고 하고. 그런 거는 있었습니까?
김 : 그건 기억이 안 나요. 안 들렸던 것 같아.

-내려오시자마자 바나나 드셨다고. (웃음)
김 : 제가 그날 이상하게 한 끼도 못 먹었어요. 근데 한 끼도 안 먹은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지금은 다들 대부분 2끼를 굶고 올라가세요.

-아예? 
김 : 제가 먼저 해서. 밥을 안 먹어야 한다. 운동화 신어야 한다.
안 :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뭐 드시면 아무래도 용변 문제도 있고. 배부르면 잠도 오고, 집중이 안 되잖아요.

-긴장한 상태에서 다 하시고 내려오셨잖아요. 내려와서 선배 의원들이 안아 주시고, 얘기할 때 제일 기억에 남는 말?
김 : 내려와서는. 제가 다리가 아파서. 본청은 그렇게 나갔고요. 휴게실이 있잖아요? 사진에 보신 것처럼 김밥 먹고 있는. 어느 분이 제일 기억나는 격려의 말이 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트위터로. 김영주 의원님이셨던 것 같은데. '아유, 따뜻한 국물 좀 줘라' 이 말이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당직자가 컵라면 2개를 사서…. (웃음)
안 : 끝났을 때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는 밖에 있었잖아요. 의원님 안에서 바나나랑 도시락 드실 때 저는 바깥에 있었는데. 안명숙 씨라고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웃음)
안 : 제 친구입니다.

-컵라면 두 개를 들고 가길래 '어디 가니?', '저녁을 못 드셨답니다'. 
김 : 결국 못 먹었죠. 바나나 반쪽을 먹고 있는데 오마이뉴스랑 대기하고 있다. 나가셔야 한다고 해서 나갔죠.

-저희 때문에 식사도 못 하셨구나. 미안해요.
안 : 누님들이 의원님을 따뜻하게 둘러싼 사진이….

-그 트위터 되게 화제가 됐었어요.
김 : 정청래 의원이 끝났을 땐 아무도 물 한 모금 안 주더라. 비교되어서. (웃음) 어느 분이 동생과 오빠의 차이라고 했는데. 이학영 의원님 끝나고는 다 달려들어서 다리 주무르고 그래서 정청래 만의 문제다.
안 : 이학영 의원님은 YMCA 사무총장 시절부터 아주 품성이 좋으시잖아요.

-이번에 의원님들한테 별명도 많이 생겼어요. 이학영 의원님은 시읽남, 힐러리. 홍종학의 스케치북. 이렇게 다 네이밍이, 이름표가 붙으셨어요. 그 자체로 너무 아름다운데. 문제는 이 필리버스터 정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 거냐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 같습니다. 이어지고 있는 이게 계속돼서. 늘어나고 있더라고요. 발언을 요청하는 분들이 늘어나는데. 선거는 다가오고. 보수 언론은 4.13 총선을 뒤로 미루는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빠른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김 : 저희 당 원내대표가 오늘 의총에서 제안하신 것처럼 국회법 절차에 따라서 토론을 잠시 중지하고. 의결한 다음에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면 되는 거거든요. 새누리당이 국회법이 정말 중요하고. 선거라고 하는 것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면 그렇게 정리해주시면 되는 거에요. 이렇게 테러방지법을 볼모로 잡고. 테러방지법과 선거구 획정을 볼모로 잡아서 묶지 말고.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고. 테러방지법은 논의와 협상에 임하시면 되는 거죠. 정상적인 국회 활동을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이게 비정상을 고착화하려고 하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비정상의 정상화 한다고 했는데 그게 아닌 거죠?
김 : 비정상을 보편적으로 만들어서 정상화하려 하는 거죠. 대통령이.
안 : 시민사회 단체의 일관된 주장이었거든요. 선거구 획정 급한 거 맞고. 빨리하는 거 맞는데. 그걸 테러방지법이나 노동 개악법이나 의료민영화법과 연동하느냐는 거죠. 급하고 중요한 거면 그것부터 처리하고. 나머지 반대가 심한 것은 충분히 토의해도 되잖아요. 애초부터 자신들이 통과시킨 법으로 선거구 획정 발목을 잡은 건 정부·여당이니까. 그분들이 비난받아야지, 야당이 비난받아야 할 상황은 절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그 상황을 알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필리버스터 140시간을 통해서 많은 국민이 누가 잘못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설득하고. 이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지금 이 선거법과 관련된 협상 문제에 앞서. 이종걸 원내대표가 주장한 대로 하면 좋겠는데. 새누리당에서 그 안을 받지 않을 때는 이 필리버스터는 3월 10일까지는?
김 : 10일까지는 이어지겠죠.

-3월 10일까지 이어져서…. 다음 주에요. 얼마 남지 않은 기간입니다. 공식적으로 19대 국회 회기가 다 끝나는 시점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네요. 그전에 해법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앞서 말씀하신 대로 새누리당이 중간에 한 번 끊고 넘어가는 방안?
김 : 그리고 필요하다면 테러방지법에 대한 협상을 시작해서. 정보위에서 논의를 시작해야죠. 법안에 담아야 할 것과 빠져야 할 것들. 보안 장치를 만들어 내면 됩니다. 물론 저는 기본적으로 이 법이 지금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입니다만. 그런데도, 국가대테러지침이나 이거나 법률의 내용에서는 큰 차이가 나진 않아요. 부칙 조항과 몇 개의 독소조항이 문제인데. 그런 것들은 합리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부분을 법률에 따라서 규정하면 된 거거든요. 법안 소위 위원으로 말씀드리는 데요. 저는 충분히 그 협상 자리에 임할 생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장담해달라고 하면 처리하는 것도 동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독소조항에 대해서. 인권 보호관이나 휴대전화 감청 문제나 여러 가지를 어떻게 법으로 보완할 것인가. 이 논의를 하셔야 하는 거죠.

-네, 알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합리적 절차에 따라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서. 정해진 대로 처리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왜냐하면 지금 국가 비상사태가 아니므로. 이런 말씀을 드리고요. 광주에서 예비 후보 면접하셨어요. 순천에서 아침 인사 하시고. 서울에서. 지금 도시를 몇 개를. 또 순천으로 내려가시고…. 몇 시 기차세요?
김 : 사실 언제 끝날지 몰라서 표를 두 개 끊어 놨어요.

-훈훈한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어요. 필리버스터 열심히 하고, 의정활동 열심히 하신 분께 많은 분이 후원금도 내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안 : 저같이 가난한 사람도 (후원금을) 보냈는데….
김 : 순천에 있는 지인을 통해서 표를 보내 주십시오. 그게 가장 필요합니다.
안 : 시민사회 단체들이 총선시민네트워크 낙천, 낙선 운동하고. 테러방지법 강행 처리 주도한 의원들은 낙선운동 하겠다는 강력한 경고도 저희가 던지고 있습니다. 법안 이철우, 주호영 의원 냈잖아요. 유권자분들이 그런 의미에서도 힘을 모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의원님 피곤하신 가운데 손석희의 JTBC 뉴스룸을 제치고 <팟짱> 단독 인터뷰, 너무 감사드리고요. 이 은혜, 잊지 않을게요. (웃음)
안 : 의인 김광진 의원에서 영웅 김광진 의원으로. (웃음)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님,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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