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관리가 안되네"..정유업계 성과급 잔치

전효진 기자 2016. 3. 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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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기업 성과급 잔치./그래픽= 이진희 디자이너

최근 기업들의 전반적인 매출 부진과 구조조정 소식으로 직장인들의 주머니는 얇아지고 있지만, ‘기름 밥’ 먹는 직장인들은 남몰래 웃고 있다.

저유가 여파로 판매는 늘고, 정제 마진은 올라 작년 한 해 5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낸 정유업계가 푸짐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 회사 직원들은 기본급의 700~850%나 되는 성과급을 받을 전망이다. 쉬쉬하는 분위기이지만 표정 관리가 쉽지 않다.

◆ GS칼텍스는 기본급의 850%,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 “비공개”, 현대오일뱅크 무차감 연봉 지급

GS칼텍스는 최근 모든 직원에게 기본급 대비 35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작년 12월 기본급의 500%나 되는 성과급을 받았는데, 두 달 만에 성과급이 또 나왔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매출 28조33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출은 전년 보다 30% 줄었지만, 영업 이익은 2014년(영업손실 4500억원) 적자에서 1년 만에 흑자 전환한 덕분에 성과급이 지급됐다.

‘정유 1위 기업’인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 2월 설 연휴 직전에 직원들에게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회사는 성과급 규모에 대해 대외비라고 밝혔지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기본급의 800%~120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회사, 부문, 팀, 개인에 따라 5~6단계로 나눠 차등 지급됐다. 개인 마다 성과급 규모가 크게 달라 평균은 무의미하다. 업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SK이노베이션에게 2014년은 악몽이었다. 37년 만에 첫 적자를 냈다. 2015년은 반전의 해였다. 유가 하락으로 매출이 48조3500억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9800억원 흑자였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배당금도 한주당 3200원에 일회성 특별 배당금 1600원을 더한 4800원으로 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4474억원. 사상 최고 수준이다.

에쓰오일(S-OIL)도 성과급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작년 매출은 20조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성과급 규모 공개를 완강히 거절하고 있지만, 기본급의 700%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다.

2015년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8700억원이다. 2014년(영업손실 2897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17조8900억원으로 2014년(28조5500억원) 보다 37.4% 줄었으나, 당기 순이익은 6700억원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작년 6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4년(2200억원) 보다 178%나 늘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성과급 포함, 개인별 연봉을 정해 놓고 회사가 실적 목표를 달성하면 연봉의 전체를 받는다. 업계 불황이었던 2014년엔 연봉이 일정 금액 깎여 지급됐지만, 2015년에는 연봉의 100%를 모두 받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 기업들이 2011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내 성과급에 대한 직원들의 요구도 기대도 크다. 하지만 기본급 기준으로 성과급 액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받는 금액은 모두 달라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직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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