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문태영의 다혈질, 흥분과 투지 사이

최정식 2016. 2. 2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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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서울 삼성과 안양 KGC의 경기가 열렸다.삼성 문태영이 슛을 쏘고 있다.2016.2.29. 잠실실내체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정식기자] 서울 삼성의 포워드 문태영(38)은 뛰어난 슈터지만 ‘다혈질’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의 클러치 능력은 삼성을 강팀으로 만들기에 충분하지만 상대의 거친 수비나 심판의 애매한 판정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은 중요한 상황에서 분위기를 망칠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삼성이 새로 팀에 합류한 그에게 주장을 맡긴 것은 나이도 많고 팀의 핵심 전력인 까닭도 있지만 무엇보다 책임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감정보다 팀 분위기를 먼저 생각하기를 기대한 것이다.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그의 감정 조절은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자신의 매치업 상대인 인삼공사 양희종과의 신경전이 승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2차전에서 양희종은 일찍 파울트러블에 걸리며 결국 5반칙으로 물러났지만 1쿼터에 10점을 몰아넣었던 문태영도 2쿼터 이후 4점에 그쳤다. 이전부터 양희종의 압박 수비에 짜증을 냈던 문태영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희종은 수비도 뛰어나지만 상대와의 신경전을 통해 경기력을 떨어뜨리는데도 능하다.

삼성은 3차전에서 52-45로 앞선 3쿼터 4분21초 팀의 기둥인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5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문태영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문태영은 골밑 돌파로 자유투를 얻어내고 공격 리바운드로 득점하는가 하면 에릭 와이즈와의 2대 2 플레이로 득점을 돕는 등 해결사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4쿼터 초반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뒤 상대의 압박에 강하게 반응하다 양희종에게 파울을 했다. 그리고 뒤이은 공격에서 이정현에게 공격자 반칙을 범하며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결국 1분31초를 남기고 3점슛을 던지던 이정현에게 파울을 해 5반칙으로 물러났다. 삼성은 이 위기를 잘 넘겨 92-88로 승리하며 2패뒤 첫 승을 거뒀다.

평소 문태영이 쉽게 평상심을 잃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했을 때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승부 근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던 이상민 감독은 이날 경기 후에도 “4쿼터에 다소 흥분했는데 그 정도의 행동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오히려 강한 근성을 보여줘 좋았다. 원정에서 두 경기를 져 이번에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중요한 상황에서는 자제해야 하지만 승부에 대한 집념이라는 면에서 필요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문태영의 다혈질 성격이 팀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악재로 작용할지, 아니면 동료들의 투지를 불러일으키는 자극이 될지 관심을 끈다.

bukr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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