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사상 초유 '필리버스터' 일주일 진풍경

고석승 2016. 2. 2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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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전해드렸지만 국회의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가 오늘(29일)로 일주일째입니다.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죠. 오늘 밀착카메라는 필리버스터가 140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국회 본회의장 주변으로 나가봤습니다.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아침 9시부터 국회를 찾은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오늘로 7일째, 140시간이 넘은 무제한토론을 보기 위해섭니다.

[김대웅/경기 파주시 : 휴일이라 필리버스터 한다고 해서 애들 데리고 그게 어떤 건지 교육도 시킬 겸 왔습니다.]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인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는 여당 의원들의 피켓 시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희국 의원/새누리당 : 저거(필리버스터)는 좀 지나치다는 생각입니다. 국정 전체를 중단시키는 것은 도에 넘치고 제도의 근본 취지에 과합니다.]

야당 의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이학영 의원/더불어민주당 : 서로 지켜봐 주고 또 토론하고 해야지 물리적으로 육성을 높여서 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안 좋은 모습으로 보입니다.]

함박눈이 내리고 있는 가운데 국회 바깥에서는 시민들의 필리버스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기가 자신을 감시하고 검열하는 자기 단속 현상으로 해석된다.]

이에 테러방지법 통과를 주장하는 측도 언성을 높입니다.

[전문가 집단인 국정원이 대테러 업무를 맡는 게 옳습니다.]

필리버스터를 촉발시킨 테러방지법의 핵심 쟁점은 '국정원의 권한을 어디까지 용인해줄 것인지'입니다.

야당은 '법안의 일부 독소 조항 때문에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여당은 '보완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에 대한 감청이나 계좌추적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야당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테러방지법에 대한 토론이 아닌, 필리버스터를 둘러싼 찬반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정이 지난 시각, 본회의장 안에서는 여야의 공방이 한창입니다.

[(대한민국에 대한 긍지는 없습니까?) 그러니까 문제가 되는 것들을 박근혜 정부가 해결해야 되고…]

의원들의 말다툼에 격분한 한 방청객이 언성을 높이자 국회 방호원들이 방청객을 끌어내는 소동까지 벌어집니다.

[국회 방청객 : 뒤에서 국민들이 귀한 시간 내서 여기 온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걸 (의원들이) 방해하고 있어요.]

벌써 새벽2시가 넘었습니다. 한때 방청객으로 북적였던 방청석 앞 복도는 지금 정적만 감돌고 있는데요. 여전히 본회의장 안에서는 저렇게 필리버스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밤새 불이 꺼지지 않았던 국회에도 어느덧 아침이 찾아옵니다.

본회의장에서는 25번째 야당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이어집니다.

오늘도 국회는 필리버스터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140시간이 넘는 연속 토론인데요.

지금 이 시점에서 왜 필리버스터인가의 논의는 오간 데 없고 필리버스터를 하는 게 맞느냐 아니냐 다툼만 남아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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