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노인 된 10명 중 8명 '비경제활동인구'
[경향신문] ㆍ작년 실업률은 5년 만에 최고, 고용률도 3년 만에 가장 낮아
ㆍ빈곤 탈출률 최저·추락률 최고 “일자리 제한돼 ‘무직’ 늘어”
“내일은 뭐하나.” 조모씨(67)는 요즘 잠자리에 들 때마다 한숨을 쉰다. 지난해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아파트의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1년도 채 안된 직장을 그만뒀다. 취직에 몇 차례 실패한 조씨는 몇 곳 관심 가는 일자리가 있었지만 ‘나이 든 사람을 쓸까’하는 고민 때문에 발길을 돌렸다. 지방자치단체 노인 일자리 사업도 취업 문턱이 높았다. 일할 능력도, 남은 노후생활도 많은 조씨는 “눈을 낮추더라도 취업을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자포자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노인은 다른 연령층보다 빈곤에서 벗어날 확률이 가장 낮고,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확률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일자리도 갈수록 줄어들어 취업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면서 ‘빈곤의 질곡’을 벗어나기 힘들어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본 가구 동태적 변화 분석’을 보면 2011년 빈곤 상태(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에 놓였던 60세 이상 가구주가 2014년 빈곤 상태를 유지할 확률은 81.1%로 조사됐다. 이는 39세 이하 40.5%, 40~59세 48.3%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반면 빈곤에서 벗어날 확률은 60세 이상이 18.9%로 가장 낮았다. 빈곤하지 않던 가구주가 빈곤해질 확률은 60세 이상 18.2%, 49~59세 7.2%, 39세 이하 6.3%로 노인들이 가장 높았다.
근로의욕을 잃어버린 노인 비경제활동인구는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에 새로 편입된 노인 10명 중 8명이 비경제활동인구였다. 65세 이상 인구의 실업률은 5년 만에 가장 높았고 고용률은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해 늘어난 노인 인구는 26만3100명, 늘어난 비경제활동인구는 22만1600명이었다. 신규 노인 인구의 84.22%에 해당하는 노인 인구가 노동시장 밖에 있다는 뜻으로 이는 1년 전에 비해 3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2014년 증가한 노인 인구는 26만800명, 늘어난 비경제활동인구는 14만2900명으로 54.79% 수준이었다. 2013년은 50.72%, 2012년은 47.58%로 최근 5년 중 지난해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보다 노인 인구 증가분 대비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분이 높았던 때는 2010년(87.55%)으로 미국·유럽발 경제위기의 여파가 남아있을 때다.
이는 정년퇴직 등으로 일자리에서 밀려난 노인 대부분이 다시 노동시장에 편입되지 못해 구직을 포기하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되기 때문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인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최근 몇년간 늘어났지만 제공되는 일자리는 제한적이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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