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용 경비행기, 안전 우려에도.."취업 문제될까 쉬쉬"
[앵커]
어제(28일) 저녁 김포공항에서 훈련용 경비행기가 이륙 직후 추락했습니다. 교관 이모 씨와 훈련생 조모 씨 등 탑승자 2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사고기는 이륙한 지 2분 만에 통신이 끊겼고, 곧장 지면과 수직에 가깝게 곤두박질쳤습니다. 형체를 알기 힘들 정도로 부서진 잔해가 당시 사고 상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어제는 알다시피 눈보라가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이륙 당시에는 그치면서 비행 허가가 났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눈이 멎어도 어제 날씨엔 상공에서 얼음이 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사고기에는 그러나, 얼음을 녹이는 디아이싱 장비가 없었습니다. 그 밖에도 이번 사고의 배경에는 각종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늘 그렇듯 참사 뒤에야 알려진다는 것이겠지요.
이선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고가 난 조종사 교육업체 한라스카이에어의 경비행기는 평소에도 정비상태가 불량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 유가족은 이전에도 자동차의 핸들에 해당하는 조종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유가족 : 비행기가 오래돼서 나도 나갈 때마다 걱정하고 그랬는데, 제어가 잘 안 된다고, 위험하다고 많이 말했었어요.]
하지만 이 업체에서 훈련받은 훈련생들은 비행기 정비상태가 걱정돼도 비행기를 탈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기중인 수강생은 50여 명이나 되는데 탈 수 있는 비행기 수는 3대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재작년 이 업체에서 교육을 받았던 한 수강생은 10개월 간 총 20시간밖에 비행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한라스카이 전 수강생 : 보면 비행기가 약해 보여요. (그런데도) 한국에서 비행하는 거 자체가 힘드니까 조금 안 좋은 상태라도 태워주면 교육생은 무조건 나가게 되죠. ]
부기장으로 취업하기 위해서는 통상 비행시간 250시간을 채워야 합니다.
한라스카이에서 비행교육을 받다 안전 위협을 느꼈고 금전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은 수백명이 넘고 피해자들끼리 인터넷 카페를 만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삼으면 항공사 취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문제제기 하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한라스카이 전 수강생 : 학원에 잘못 보이거나 하면 소문이 안 좋게 나서 항공사 입사할 때 지장이 있다, 항공사 바닥이 좁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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