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하혜진, 'PO 좌절' 도로공사 위안

2016. 2. 2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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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좀처럼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던 하혜진(20, 한국도로공사, 181㎝)이 그간의 울분을 코트에서 풀어냈다. 비록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지만 그 가운데 얻은 한가닥 위안이었다.

하혜진은 29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의 기회를 잡았다. 그간 코트보다는 웜업존이 더 익숙했던 하혜진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손가락에 부상을 당한 외국인 선수 시크라를 대신해 날개 공격을 맡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가뜩이나 팀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부담감은 더 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혜진은 이날 자신감 넘치는 공격으로 팀 득점을 주도했다. 1세트부터 가볍고 공격적인 스파이크로 6득점을 올린 하혜진은 이날 총 23점을 올리며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선명여고를 졸업하고 2014-2015 드래프트에서 도로공사의 1라운드 3순위 지명을 받은 하혜진은 고교 시절부터 차세대 공격수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신인 시즌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가 있는데다 가뜩이나 레프트 자원이 많은 도로공사에서 선배들을 제치기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는 7경기에서 11세트에 출전, 16점을 올린 것이 고작이었다.

2015년 KOVO컵에서 2경기 24득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올 시즌도 자리가 마땅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황민경 김미연 고예림 등 선배들이 먼저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경기(9경기, 14세트)에 출전한 것이 한가닥 위안이었다. 그러나 벤치에서 칼을 갈았던 하혜진은 이날 경기에 투입되자 지금껏 숨겨놨던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과시했다.

범실이 나올 때도, 상대 블로킹에 막힐 때도 있었지만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심장이 돋보였다. 오히려 그 다음 공격을 더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끈질긴 흥국생명의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직선은 물론 대각선과 반크로스 공격 등 다양한 공격 루트로 3위를 확정지으려던 흥국생명을 진땀나게 했다.

하종화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딸로 유명한 하혜진은 드래프트 동기인 이재영(흥국생명), 이다영(현대건설) 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여전히 팀의 한쪽 날개 공격을 이끌 만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도로공사로서는 승패와 관계없이 귀한 가능성을 확인한 한 판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한국도로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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