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경제논리로'..유일호, 사흘 강행군 '韓中 갈등' 진화

안호균 2016. 2. 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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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뉴시스】안호균 기자 =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흘간의 출장 일정을 마치고 28일 귀국한다.

G20 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상하이였지만 오히려 이번 일정에서 주목받았던 부분은 중국 인민은행 총재, 재무장관, 상하이 당서기 등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회동이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문제로 한중 외교라인 간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관계마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 부총리는 이번 상하이 방문을 통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상반기 중 개설',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 논의 재개' 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뒀다. 양국간 외교 관계가 다소 경색되더라도 '경제는 경제 논리대로 돌아간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사흘간의 출장 일정은 쉴 틈 없는 강행군이었다. 유 부총리가 "직원들이 일부러 그런건지 끊임없이 회의가 이어졌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빽빽하게 면담 일정이 채워졌다.

유 부총리는 상하이에 도착한 26일 오후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중 양국은 6월까지 중국 내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또 현재 양국간에 체결 중인 통화스와프의 만기 연장을 위한 논의도 개시하기로 했다.

특히 한중 통화스와프 논의를 재개하기로 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통화스와프는 경제 협약이지만 양국 간의 외교 관계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2월 한일 스와프가 연장 없이 종료된 것도 악화되던 양국 간의 외교 관계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한중은 지난 2009년 4월 1800억 위안(32조원) 규모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뒤 지난 2011년 10월 3600억 위안(64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이어 양국은 지난 2011년 10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 3년 연장에 합의해 2017년 10월말 만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만기가 20개월 정도 남은 상황이지만 통화스와프 연장 논의를 시작한 것은 양국간의 경제 협력 채널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유 부총리는 출장 둘째날인 27일에는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무부 장관을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유 부총리와 러우 장관은 면담에서 지금까지의 긴밀한 경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앞으로도 어떤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협력 관계를 굳건히 해나가자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또 글로벌 교역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최대한 활용해 양국 교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의 '비관세 장벽 보복' 등에 대한 우려를 다소 불식시킨 만남이었다는 평가다.

유 부총리는 마지막 날인 28일에도 중국 고위급과의 만남을 이어갔다. 중국의 차세대 리더 중 한명으로 꼽히는 한정(韓正) 상하이 당서기와의 양자 면담이었다.

한 서기는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유력 후보군 중 한명이고, 리커창 중국 총리의 후임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세 정치인이다.

유 부총리는 한 서기와의 면담에서 한국과 상하이 간 경제·금융 협력에 있어 더욱 긴밀히 협조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상하이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관심과 중국 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에 대한 지원도 당부했고, '적극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이 사드 문제를 이유로 우리에게 경제적 불이익을 주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양국간에 정치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데서는 이전과 다른 분위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G20 회의장에서는 우리의 입장을 공동선언문에 반영되게 하는데 주력했다.

유 부총리는 회의에서 세계 금융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주요국이 통화정책 등을 쓰는 데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을 겨냥, 통화정책의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 해소를 위한 G20 차원의 공동연구를 제안하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는 각국의 통화정책이 환율을 타깃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그 결과 '각국이 외환 시장 문제와 관련해 긴밀하게 상의(consult)해야 한다'는 문구가 선언문에 처음 담겼다"고 설명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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