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에서 소셜까지..업계 판도 흔드는 VR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VR이 갖는 확장성으로 협업 체제 강화…IoT 확산되면 파급력 더 커질 듯]
“삼성전자는 가상현실(VR)을 지원하는 세계 최고의 하드웨어를 제공하고 페이스북과 오큘러스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겠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열린 삼성전자 언팩 행사에 깜짝 등장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한 말이다. 그가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 VR 시장이 IT(정보기술) 업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유는 뭘까.
◇엔터에서 일상까지…무한대 확장성 지닌 VR시장
일단 VR이 갖는 확장성을 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VR이 단순히 가상의 현실을 체험하며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적인 기능을 넘어 서비스, 구매 등 실생활까지 파고드는 서비스로 진화할 것으로 보는데 이견이 크게 없다.
아우디는 2014년 영국 11개 매장에 삼성전자 VR 기기인 ‘기어 VR’을 비치해 방문객에게 가상 드라이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4월 VR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 출시를 앞둔 페이스북은 VR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안으로 구현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밖에 여행, 의료 등의 분야에서 VR은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물인터넷(IoT)이 확산 되면 VR의 파급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VR 단말에 스마트기기나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는 특허 출원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개발 중인 기술은 사용자의 동작만으로 단말을 제어할 수 있어 PC 뿐 아니라 TV, 전등, 가구, 에어컨 등 다양한 곳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혼자만의 상상력으론 불가…경쟁보다 공조
이러한 확장성은 결국 경쟁보다는 협업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구도를 만들고 있다. IT 기업들은 더 나은 서비스 환경을 위해 공조체제를 굳건히 하고 있다.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는 게임유통사 밸브와 함께 VR기기 ‘바이브’를 개발 중이다. HTC는 다양한 콘텐츠 제공업체들과도 협력을 넓히고 있다. 오는 4월 출시를 앞둔 바이브는 바이브 폰과 연계해 VR기기로 통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는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다양한 서비스 기업들과의 협업이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삼성전자 행사에 페이스북 창업주가 등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IT업계 관계자는 “기술이 더 발전하면 VR 기기가 스마트폰과 비슷하게 모든 기능을 탑재한 독립된 기기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기술 발전 속도나 가격적인 측면을 본다면 당분간 상호 협력을 꾀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기 제조사와 부품사는 물론 콘텐츠 공급처 및 플랫폼 업체, 통신인프라를 지원하는 통신장비업체 모두에게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양병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VR은 분명 기존 단말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모바일 기기보다는 PC나 TV의 대체적인 성격을 가지면서 웹브라우징과 검색, 광고 영역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민 기자 dand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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