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리스크 실상은①]성장 둔화는 분명하지만..낙관론·비관론 교차

안호균 2016. 2. 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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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뉴시스】안호균 기자 = 올해 세계 경제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중국의 성장 둔화다.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올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둔화 문제는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세를 제약할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9%를 기록하면서 25년 만에 '바오치'(保七) 시대를 끝냈다. 올해 전망은 더욱 우울하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상당수의 기관들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6% 초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저성장이 세계 경제 침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25일 "지난 2~3년간 상대적인 안정 이후 글로벌 경제 성장세는 매우 불안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지속 불가능한 환율체제, 상당수 국가들의 과도한 부채 수준 등이 글로벌 경제 침체를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실물경기와 경제지표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향후 경착륙이 불가피하다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성장률, 실업률 등 주요 경제지표가 실제보다 과장돼 있다는 의구심은 끊임 없이 제기돼 왔다. 중국의 실제 성장률이 4% 대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 금융계의 '큰 손'인 조지 소로스나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 글룸붐앤둠리포트 편집장 등이 '경착륙론'을 펴고 있다. 소로스는 최근 한 경제포럼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불가피하다"며 위안화 하락에 베팅했다. 파버 역시 "이미 주식시장, 상품시장의 경착륙이 목격됐다"며 "중국은 거대한 신용 버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투자·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소비·내수 중심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경기 둔화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문제는 경기 둔화 속도다. 중국 정부는 당분간 6%대 중반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연착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쉬사오스(徐紹史)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주임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 목표를 6.5%에서 7% 사이로 설정했다.

쉬 주임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착륙 위험에 대해 "이런 종류의 주장이 처음은 아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성장률이 점차 낮아지면서 여러 차례 제기됐던 내용이지만 한번도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고"고 강조했다.

중국은 구조개혁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를 비롯한 낙관론자들은 중국 경제가 당분간 6% 대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중고속 성장' 시대에 안착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 경기가 급격히 하강하지는 않더라도 상당 기간 세계 경제 성장세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1년 전만 하더라도 시장은 중국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고 7% 성장세를 지킬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허풍을 믿었다"며 "이제는 중국 정부가 무능하고 성장률과 환율, 증시를 안정시킬 수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6%대 초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연착륙도 경착륙도 아닌 "불안한 착륙(rocky landing)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니라나는 중국의 성장 둔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꼽힌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6년 국내외 주요 경제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차이나 리스크 노출도(2014년 기준)는 10.3%로 주요국 중 몽고(42.1%), 오만(28.7%)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와 산업 구조조정은 수출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의 실물경제에 직접적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때 한국의 성장률이 최대 0.6%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중국 경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현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요 연구기관들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6.5%에서 7%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점진적으로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예상 경로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은 6% 초반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위안화 절하를 하고 있지만 수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고 과잉투자 부분을 구조조정하고 있어 신규 투자도 힘든 상황이어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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