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패션ㅣ오프로드 마니아 이운산씨] "험로 찾아가는 오프로드, 장비는 와일드함을 즐기기 위한 안전장치"
도심의 길은 매끈하다. 걷기에도, 차를 타고 달리기에도 편안하다. 그 평화로운 주행 중 과속방지턱이라도 하나 넘을라치면 어김없이 ‘쳇, 길이 왜 이리 나빠?’하며 눈살을 찌푸릴 것이다.
이 ‘나쁜 길’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오프로드(Off-road) 마니아들이다. 이들은 길이 거칠고 사나울수록 스릴을 느낀다.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간다. 그것이 오프로드의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이다.
애니샵(www.any4x4.co.kr) 이운산 대표는 자타공인 오프로드 마니아다. 취미부터 직업까지, 그의 모든 일상은 오프로드와 연관되어 있다.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간다.
“1992년 자동차 정비·튜닝 사업을 하면서 지프(Jeep) 랭글러라는 차를 알게 되었어요. 결국 차를 구입해 가까운 지인들과 오프로드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1997년경 PC통신을 통해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오프로드에 빠지게 되었죠. 내친 김에 2004년 2월 광명에서 지프 전문 정비·튜닝숍인 ‘애니샵’을 차렸습니다.”
이 대표는 “오프로드는 험로를 지나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는 설렘과 스릴이 있다”고 말한다.
“캠핑 장비를 싣고 아무도 찾지 않는 한적한 장소를 찾아 백패킹을 즐기면 그 자체로 모험이고 힐링이죠. 록크롤링(Rock Crawling, 자동차로 바위 언덕을 통과하는 경기) 같은 오프로드를 할 땐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코스를 주파하는 짜릿함이 있습니다.”
사람 발길이 닿지 못하는 곳까지 다가설 수 있으니 백패킹을 하는 장소도 정해진 곳이 없다. 오프로드를 즐기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바로 그곳이 캠핑장이다. 최소한의 장비를 사용하는 미니멀캠핑과는 달리 좀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다. 지프 외에도 사이드카 바이크인 ‘우랄바이크’와 카약을 타고 캠핑을 즐기기도 한다.
오프로드와 백패킹을 함께 즐기는 이씨는 장비도 여기에 맞춘다.
“오프로드 시 차량을 제외하고는 윈치(winch, 차량에 견인줄을 다는 장치)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험로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변에 다른 차량이나 윈치가 없을 경우 고립되기 쉽습니다. 오프로드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죠. 공기압게이지, 견인줄 등도 항상 가지고 다니고요.”
오프로드 도중에는 차 밖으로 나와 길 상태를 살피고 수시로 견인줄을 거는 등 활동량이 많아 아웃도어 의류를 즐겨 입는다. 이씨는 주로 미군용 의류를 즐겨 입는데, 오프로드라는 와일드한 이미지에 잘 어울릴뿐더러 기능성도 좋아 만족스럽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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