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감독 기대에 응답한 '슈터' 이정현
[점프볼=안양/홍아름 인터넷기자] 김승기 감독이 말한 ‘슈터’가 득점 본능을 뽐냈다. 팀의 주득점원인 이정현(29, 190cm)이 그 주인공이다.
이정현이 속한 안양 KGC인삼공사는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6-71로 승리했다. 이로써 94.7%의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를 확률도 손에 넣었다.
경기 전 김승기 감독은 미디어데이 때 언급한 슈터에 대해 입을 열었다. “나는 슈터라고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다 전성현으로 알더라. 성현이도 성현이지만 나는 사실 오늘 정현이가 터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정현에 대해 언급을 안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팀 내 주득점원으로 상대의 주요 수비 대상인 이정현이 전성현의 등장으로 인해 조금은 공격에 있어 여유로워지길 원했던 것.
경기 전 이상민 감독 또한 이정현을 언급했다. “큰 경기는 경험이 있는 선수가 더 강하다. 이정현 대신 전성현이 들어온다면 우리 팀에 있어서는 어쩌면 좋은 일일지 모른다”라며 전성현에 대한 물음을 이정현으로 답했다. 이와 더불어 “이정현은 슈터지만 힘도 좋아 포스트에서도 강점이 있다. 그래서 더 까다로운 상대다”라며 이정현을 평하기도 했다.
이정현은 두 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총 11개의 외곽슛이 터진 이날, 이정현은 3개의 3점슛을 쏘아올렸다. 1쿼터 삼성의 리드 속에서 추격과 역전의 발판이 된 것은 이정현이 쏘아올린 2개의 3점 포물선이었다. 후반 삼성이 포스트를 중심으로 추격을 하려 할 때도 이정현의 외곽은 찬물을 끼얹기 충분했다.
또한 포스트에서도 분투하며 3쿼터 3분 40초에는 로드와 함께 앨리웁 플레이를 합작, 홈을 찾아온 팬들에게 명장면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로써 외국 선수들의 득점에 이정현을 비롯한 국내 선수들이 가세하며 KGC인삼공사는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로 마무리지었다.
경기 후 이정현은 “‘나보다는 우리’라는 생각이 경기력으로 보여졌다”며 선수들의 합심을 승인으로 꼽기도 했다.
Q. 김승기 감독이 미디어데이 때 '슈터가 터지길 바란다'라고 언급했는데, 오늘 경기 전에 그 슈터가 이정현이길 바란다고 했다. 그동안 주득점원으로 상대 수비가 많이 몰려 힘들어했는데, 오늘은 어땠나?
A. (전)성현이가 슛이 좋고 감독님이 미디어데이에 그렇게 인터뷰를 하셔서 삼성이 준비를 많이 한 듯했다. 그래서인지 오늘 경기를 뛰는데 나에게 좋은 찬스가 많이 오더라. 비시즌 때 성현이와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그 점이 서로 잘 맞아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성현이가 마음고생을 심하게 해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경기 때 의식적으로 성현이 찬스를 많이 봤다. 성현이가 찬스 때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기에 나까지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
Q. 6라운드에서 인삼공사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질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오늘 경기를 보니 잘 나갈 때의 분위기가 보이더라. 어떻게 준비했나?
A. 6라운드에 부상에 여러 가지 사정이 겹치며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그게 경기에 그대로 나오더라. 플레이오프는 선수들이 대부분 경험도 있고 중요성을 알기에 의지를 가지고 집중력 있게 임했다. 이 점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구단에서 플레이오프에 앞서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홍삼 ‘환’을 주더라. 전에는 ‘포’로 된 것만 줬다. 그래서 홍삼의 힘이 아닌가 싶다. 먹고 몸들이 다 좋아진 것 같다(웃음).
Q. 전성현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기에 선수들이 돈을 모아서 전달했던 적이 있다고 들었다.
A. 성현이가 징계로 연봉을 못 받아서 힘겨운 생활을 했다. 그래서 같이 비시즌에 고생한 팀의 일원이기에 많이는 못했지만 마음이라도 알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양)희종이 형과 제안했다. 조금씩 모아서 금전적인 것 보다는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
Q. 팀을 대표해서 오늘 어떤 부분이 잘 된 것 같나?
A. 플레이오프를 대비해서 전술이 달라진 것은 없다. 미스 없이 정확하게 하고자 했다. 중요한 경기이기에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을 없앴다. ‘나보다는 우리’라는 생각으로 했다. 선수들도 각자 준비를 많이 한 듯하다. 이 모든 점이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Q. 앞으로의 경기,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가?
A. 삼성이 오늘 크게 졌기에 2차전에 벼르고 나오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하던 것을 조금 더 다듬어서 할 것이다. 오늘처럼 ‘팀’이라는 생각으로 하나가 돼서 하면 3차전에서 6강 플레이오프를 끝낼 수 있지 않을까싶다.
#사진_신승규 기자
2016-02-25 홍아름(honga0911@naver.com)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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