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첼로티가 현역 감독 중 최고에 오른 배경은?

김성진 2016. 2. 2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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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우승 청부사 카를로 안첼로티의 자서전 《카를로 안첼로티: 카를레토 리더십》이 출간됐다.

이탈리아 출신의 안첼로티 감독은 유벤투스, AC 밀란, 첼시, 파리 생제르맹,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명문 팀을 거치며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현역 감독으로는 역대 최다인 3회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면 리버풀의 전설 밥 페이즐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6/2017시즌부터 지휘봉을 잡는 바이에른 뮌헨은 챔피언스리그를 위해 안첼로티를 선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외모나 언변을 가진 것도 아니고 자신만의 전술이나 지략을 고집하는 것도 아닌 그가 어떻게 현역 감독 중 최고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을까?

그 해답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 그의 자서전, 《카를로 안첼로티: 카를레토 리더십》이다.

안첼로티는 특유의 긍정적이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책 전체에 걸쳐 보여준다. 상대방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흐름을 유지하고 그 안에 응집력을 모으는 것이다. 성적이 조금만 부진해도 경질되기 십상인 감독 자리에서 모나지 않게 자신만의 길을 걷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안첼로티의 가장 큰 장점이다.

밀란 시절 베를루스코니의 간섭에도 자신의 스타일과 전술을 유지하면서도 프런트와 큰 갈등을 빚지 않은 것은 그가 얼마나 관계 유지를 잘하는지 알려준다. 이 책에 다른 선수나 감독의 자서전과 달리 유독 유벤투스의 삼인조나 밀란의 갈리아니 단장, 첼시의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같이 프런트가 많이 등장하는 이유는 그만큼 안첼로티가 프런트와의 관계에도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이렇게 갈등을 봉합하고 선수단을 장악하는 것이 안첼로티 스타일이다. 그는 이런 식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리버풀에 역전패를 당한 이스탄불 참사를 극복했다. 그리고 이제는 뮌헨에서 역대 최다인 4회 우승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뮌헨의 안첼로티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뮌헨의 미래와 구단 분위기를 미리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안첼로티는 스스로를 ‘돼지’에 비유하는 독특한 감독이다. 자신의 넉넉한 체구와 대식가로서의 면모를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인다. 돼지라는 표현은 자신을 압박하는 구단 프런트와 개성 강한 스타 선수들을 자신의 ‘우승 접시’ 위에 올려놓고 먹어치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안첼로티 자서전은 여유가 넘친다. 이 책이 안첼로티 자서전인지 안첼로티 개그 모음집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탈리아인 특유의 유머를 통해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승부와 관련한 이야기를 희곡의 한 장면처럼 보여주면서 독자를 웃기기 때문이다. 서문을 쓴 밀란의 레전드 파올로 말디니의 말처럼 그는 ‘비견할 수 없는 코미디언’처럼 항상 유쾌하고 재치 있게 주변 사람들을 대한다. 그리고 그 덕분에 그의 이야기는 진지하지만 따분한 승부사의 고백보다는 같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된다. 재미있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축구 책을 찾는 독자라면 이 책의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풋볼리스트.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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