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면욱 국민연금 CIO "수익률 높여야죠..국내 주식투자 줄이고 해외비중 늘릴것"
◆ 레이더M / 512조 굴리는 강면욱 국민연금 CIO ◆
취임 일주일이 갓 지난 강면욱 국민연금 운용본부장(57)은 그간 서류 더미에 파묻혀 업무 파악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향후 기금 운용 방향에 대한 구상을 묻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기엔 이르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목표와 비전은 명확하게 제시했다. 강 본부장은 무엇보다도 '수익률 제고'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은 4.57%로 잠정 집계됐다.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치지만 국민연금 평균 목표수익률인 5.8%에는 못 미쳤다.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주식 투자 성적이 부진했던 탓이 크다. 강 본부장은 "CIO가 해야 할 일이 운용 잘하는 것 말고 뭐가 있느냐"며 "수익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어느 한 부문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그쪽 투자 비중을 확 늘릴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운신폭이 좁은 편이다. 작년에는 코스닥시장이 좋았는데 국내 주식 투자 직접 운용 벤치마크가 코스피200으로 설정돼 있어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다 보니 수익률이 다소 낮아진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국민연금은 올해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위탁 운용 비중을 늘리는 것도 검토 중이다. 위탁 운용은 중소형주를 담을 수 있어 직접 운용보다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강 본부장은 "단기적인 중소형주 변동에 기대기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대형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균형을 잘 맞추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3월 주주총회 기간이 다가오자 시장 관심은 자연스레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에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도 배당 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수익을 냈는데도 배당을 거의 하지 않는 '저배당 기업'들에 대해서는 주총 전부터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배당 확대를 요구하려 한다. 강 본부장은 "국민 돈을 운용하고 있는 만큼 배당성향이 매우 낮은 기업에 대해선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강 본부장을 아는 이들은 '초기 세팅 전문가'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메리츠자산운용, 슈로더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ABN암로자산운용 한국지점까지 회사가 자리를 잡기 시작할 때 중역을 맡아 회사 기틀을 만드는 임무를 주로 수행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강 본부장이 이번에도 공사화를 앞둔 기금운용본부 초석을 다지는 일을 맡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강 본부장은 "전주 이전과 공사화에 앞서 확대된 조직을 어떻게 꾸려 나갈지 고민하고 있다. 시스템을 잘 갖춰 놓으면 인력 유출 등으로 공백이 생겨도 조직이 돌아가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기금운용본부 독립(공사화) 추진 방침에 대해 강 본부장은 선을 분명히 그었다. 그는 "공사화는 정책적으로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며 "제가 할 일은 기금 운용에 수익성과 안정성을 충실히 제고하는 것뿐이다. 수익률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이 주문한 것도 그것"이라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1959년생 △대구 계성고 △성균관대 통계학과, 성균관대 경영학 석사 △국민투자신탁 국제영업팀장·국제운용팀장 △현대투자신탁 런던사무소장 △슈로더투자신탁운용 마케팅본부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 △ABN암로자산운용 한국 대표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CEO)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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