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결산①]'투명인간' 저커버그?..옆 지나가도 모른채 VR 삼매경

박희진 기자 2016. 2. 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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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삼성 언팩행사 깜짝 등장, VR 전도사 자처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6’ 행사에서 5000여명의 참석자들이 '기어 VR'을 착용하고 신제품 소개를 즐기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16.2.22/뉴스1

(바로셀로나(스페인)=뉴스1) 박희진 기자 = "와우~"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졌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7'의 속살이 첫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삼성전자는 매번 진화된 기술로 세상을 놀라게 했지만 이번에는 관객들에게 또다른 '서프라이즈'를 안겼다. 갤럭시7 시리즈의 세상과의 첫 조우는 현실이 아닌 '가상현실'(VR)을 통해서였다. '기어VR'을 쓴 참석자들은 열광했다.

현지시간으로 22~25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전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빛낸 최고의 주역은 단연 VR이다.

'IT업계 스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2010년부터 매년 진화된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으며 혁신의 선봉에 서온 삼성전자가 VR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LG전자도 VR기기를 처음 내놓으며 가세했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MWC 전시관 곳곳에 마련된 VR 체험관은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삼성전자 VR 체험관에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News1

◇삼성전자 "한계를 넘어"…VR로 '갤럭시S7' 공개

삼성전자는 MWC 2016 개막 하루전인 지난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6'을 열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갤럭시 S7 엣지'를 공개했다.

갤럭시S7의 기능은 더욱 강화됐다. 갤럭시S6에서 빠진 외장 메모리 슬롯, 방수·방진 기능이 모두 추가됐고 배터리 용량도 확대됐다. 카메라 기능도 DSLR급으로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을 만들면서 스마트폰 본연의 기능에 주력했다. 장인정신이 깃든 '명품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혁신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언팩 행사 현장를 VR기기인 '기어VR'을 통해 공개한 것. 실물이 아닌 VR속에서 갤럭시S7이 세상과 조우했다. 언팩에 참석한 5000여명은 기어VR을 쓴 채 갤럭시S7 탄생의 순간을 즐겼다.

삼성전자는 이번 언팩행사에서 360도 카메라인 '기어 360'도 최초로 공개해 'VR월드'에 힘을 실어줬다. 게임, 영화 등 기존 콘텐츠 업체들이 VR용 개발에 이제 갓 나선 상태지만 360도 카메라를 이용하면 누구나 VR콘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다. VR로 만든 'UCC' 세상이 펼쳐지게 됐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앞으로 콘텐츠가 굉장히 많아질 것"이라며 "특히 360도 카메라 출시로 고객들이 직접 만든 UCC 동영상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얼굴을 압박할 정도의 무게, 어지러움증 등 하드웨어적으로 개선해야할 문제도 있다. 삼성과 나란히 360도 카메라를 내놓은 LG전자의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은 "VR이 회자되고 있지만 두가지 해결할 것이 있다"며 "고개를 돌렸을 때 화면이 같이 못따라가서 어지러움증을 일으키는 것과 무게"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무게를 100g 아래로 낮춰야 했는데 젊은 엔지니어들이 이걸 해냈다"고 말했다. LG 360 VR은 무게가 118g이다. 갤럭시S7 무게 159g에 비해 가벼워졌다. 조 사장은 "60~70g까지 내려가야 다들 쓰게 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문제나 소프트웨어 기술이 보완되면 실생활에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선보인 VR기기를 착용한 관람객들이 VR체험존에서 가상현실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 News1

◇삼성전자 언팩의 '깜짝 게스트'…마크 저커버그

삼성전자의 언팩 행사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깜짝 등장으로 화제가 됐다. '기어VR'을 쓰고 갤럭시S7 모습을 본 관객들은 기어VR을 벗자마자 무대에 떡하니 서있던 저커버그에 환호했다. 일부 기자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무대 앞으로 나가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마크 저커버그는 "VR은 가장 소셜한 플랫폼"이라고 언급하며 삼성전자의 기어VR에 힘을 보탰다. 저커버그는 "삼성전자는 최고의 모바일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고 페이스북의 오큘러스와 결합해 최고의 VR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 글이나 사진으로 나누던 경험을 VR로 공유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큘러스는 페이스북의 자회사다. 페이스북은 2014년 오큘러스를 20억달러에 인수했다. 삼성전자의 '기어VR'은 오큘러스와 손잡고 만든 고글 형태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제품이다. 앞서 양사가 오큘러스를 통해 VR 시장을 함께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이 오큘러스와 기어VR을 개발하는 과정에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했다"며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나서도 삼성전자가 최고의 파트너라고 생각해 양사간 공조가 계속 이뤄져왔고 이날 언팩행사 방문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언팩 이후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1장이 또다시 화제를 일으켰다.

마크 저커버그가 통로를 지나도 기어VR를 쓴 관객들은 이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출처=페이스북) © News1

가장 '핫'한 IT업계 스타가 삼성 언팩 행사장을 지나가고 있는데도 관객들은 기어VR을 쓰고 가상현실을 즐기느라 무대를 향해 천연덕스럽게 통로를 지나가는 저커버그를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사진이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사람들은 "우리의 미래를 풍자하는 사진"이라고 반응하며 페이스북에 각종 '패러디물'까지 등장하며 회자됐다.

IT전문지 더버지(The Verge)는 "마크 저커버그가 삼성전자의 언팩쇼를 훔쳐갔는데 이 사진을 보면 우리들의 '뇌'(brains)를 훔쳐갈 심산인 것 같다"고 총평해 여운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VR 열풍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마크 자일 GSMA인텔리전스 수석연구원은 "VR은 지난해 MWC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올해는 관련 기기들이 쏟아지면서 사업자들이 새로운 제품 알리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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