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막히고 이란에 채인 원유시장..'표류 중'
(서울=뉴스1) 장안나 기자 = 속절없이 떨어지는 유가를 보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감산'을 하자니 러시아의 벽이 높고, 그래서 '동결'을 하자니 이란이 걸림돌이다.
사우디는 2년에 가까운 치킨게임 끝에 슬슬 유가부양에 나설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란산 원유의 첫 유럽 수출 소식이 사우디를 자극했다. OPEC의 한 회원국 대표가 이란산 원유의 유럽행이 모든 걸 바꿔놓았다고 했을 정도다.
OPEC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우디는 과연 감산이 현명한 결정일지 가늠하기 위해 시장에 복귀한 이란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사우디는 지난주 러시아 등 3개국과 비공식 회동에 나섰으나 지난달 수준에서 산유량을 동결하는 데 그쳤다.
주초 미국에서 열린 한 업계회의에서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오는 3월 산유량 동결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총회가 열리기를 희망한다"면서도 "감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지난주 4개국 회동에서 결국 감산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차선책을 택했다는 의미다. 사우디는 4개국 회동 전에만 해도 러시아 등 비회원국들이 전부 참여하면 감산공조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 '감산' 하자니 러시아가 제동 회동에 참여했던 나이지리아와 베네수엘라는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대형 산유국들과의 감산공조가 절실한 처지다. 나이지리아는 세계은행에 긴급자금을 요청했고, 최악의 경기침체를 맞은 베네수엘라도 상황이 결코 더 낫지는 않다.
반면 러시아는 외교부의 역량까지 총동원해 '유가부양' 분위기를 끊임없이 띄우면서도 정작 자국이 감산 공조에 참여할지는 분명히 하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감산여부를 두고 공식 입장을 단 한 번도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이달 초 열린 컨퍼런스에서 주요 산유국 간 감산공조를 제안했으나, 러시아의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 이란·이라크, 동결? '웃기는 소리'
하지만 동결마저도 이란과 이라크가 반기를 들고 나서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두 나라는 최근 생산동결에조차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비잔 남다르 장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1월 수준에서의 산유량 동결 제안은 현실적이지 않은 요구"라면서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줄면 인근 국가들이 산유량을 상당부분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라크도 향후 5년 안에 일일 700만배럴로 증산할 계획이라면서 원유생산량 동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아델 압델 마흐디 이라크 석유장관은 석유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이 가운데 600만배럴은 수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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