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노예 광길 씨..사회가 '방치'

류재현 2016. 2. 2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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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23일) 경북 상주에서 월급 13만 원을 받고 고된 농삿일에 시달리는 이광길씨의 딱한 사연 소개해 드렸는데요.

상주시가 이씨를 돕기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고, 경찰도 폭행과 임금체불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보도에 류재현 기자입니다.

[연관기사]

☞ [뉴스픽] “내 월급은 13만 원입니다”
☞ 중노동에 월급 13만 원…광길 씨는 현대판 노예


<리포트>

경북 상주의 한 농가에서 15년간 폭언과 폭행 속에서 중노동에 시달려온 온 이광길 씨.

믿기 어려운 사연이 보도된 이후 이 씨는 집을 나왔지만 딱히 갈 곳이 없습니다.

다행히 통장에 남은 돈으로 여관에 임시 숙소를 마련했지만 앞으로가 막막합니다.

십여 년 전에도 고용주의 폭언과 폭행을 견디다 못한 이 씨는 집을 나온 적이 있었지만 사회생활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인근 절에서 허드렛일을 해 줬지만, 오히려 돈을 뺏기기도 했고, 사회복지 시설에 들어가려 했지만 장애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입소를 거부당했습니다.

<인터뷰> 주민센터 공무원 (음성변조) : "(장애)진단서가 나온다면 장애 등록을 하는게 맞고, 안 나온다고 하면 어쩔 수가 없는 상태인데, 그 경계선에서 오락가락하는거죠. 그러니깐 거기서 그만 포기한 것 같은데..."

하지만 상황이 이런데도 이광길 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결국 일 년도 안돼 이 씨는 다시 김 씨의 집으로 돌아왔고 10여년을 다시 중노동에 시달리며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이 씨의 사연이 보도되면서 상주시청은 이 씨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복지담당 공무원을 현장에 파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청은 고용주 김 모 씨에 대해 폭력과 임금체불 등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씨를 돕겠다는 독지가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광길(농민) : "마음 편안하게 나대로 독립해서 살고 싶어요. 내가 손수 밥 해먹고... "

허술한 사회안전망 속에서 버림받아온 이씨에게 사회의 무관심은 극복하기 어려운 높은 벽이었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류재현기자 (ja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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