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 무승부에도 빛난 '명품 플레이'
(베스트 일레븐=수원)
권창훈의 플레이는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세련되면서도 힘이 있었다. 무엇보다 팀이 경기 주도권을 빼앗기려는 찰라 번개같이 등장해 흐름을 수원 쪽에 묶어 뒀다. 권창훈의 플레이는 여전히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실로 ‘명품’이었다.
24일 저녁 7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된 2016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32강 조별 라운드 G조 1차전에서 홈팀 수원이 원정 팀 감바 오사카(일본)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수원은 몇 차례 위협적 장면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으나 한 골을 터트리지 못해 2016시즌을 여는 첫 경기를 아쉬운 무승부로 마감했다.
2015년 한국 축구가 발견한 최고의 재능 권창훈은 몸이 풀리자 예의 가진 날카로움을 보이며 수원이 경기 주도권을 잡는 데 기여했다. 수원은 오사카전에서 전반 초반부터 슈팅 공방을 펼치고, 이후 팽팽한 기 싸움을 하는 등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특히 전반 17분에는 오사카 외국인 공격수 패트릭이 골대를 강타하는 아찔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한 번에 정리한 이가 있었으니 권창훈이다. 권창훈은 경기 주도권이 오사카로 기울 수도 있었던 전반 18분부터 전반 종료 직전까지 창의적 움직임에서 기인한 슈팅을 터트리며 오사카 선수들의 기를 죽였다.
권창훈의 첫 슈팅은 전반 18분 나왔다. 권창훈은 감바 오사카 진영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염기훈의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발끝 온도를 높였다. 오사카 진영 페널티 박스 부근을 서성이다 날카롭게 쇄도하며 때린 슈팅이었다.
한 번의 슈팅으로 오사카 수비진들을 긴장케 한 권창훈은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시간이던 전반 22분 특유의 왼발 슈팅을 터트리며 선제골을 노렸다. 오사카 진영 페널티 박스 안 정면에서 염기훈의 패스를 받은 후 곧장 왼발 터닝 슈팅을 터트린 것이다. 비록 골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권창훈의 특징이 잘 묻어난 슈팅이었다.
전반 27분 또 한 번 슈팅을 시도하며 오사카를 압박한 권창훈은 전반 41분 결정적 기회를 잡아 선제골을 얻는 듯했다. 오사카 진영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에서 고차원의 패스를 받은 후 대각선 골포스트를 보고 땅볼 슈팅을 때린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권창훈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와 선제골을 얻진 못했다.
밀리던 경기 흐름을 뒤집어 수원에 주도권을 선사했던 권창훈의 플레이는 후반에도 이어졌다. 수원은 후반 8분 우사미에게 결정적 슈팅 기회를 허용하는 등 흔들렸는데, 이때도 권창훈이 해결사처럼 등장해 위기엣 수원을 구했다.
권창훈은 후반 18분 김건희와 절묘한 2대1 패스를 통해 오사카 수비진을 무너트렸는데,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코너킥이 돼 골을 얻진 못했으나 상당히 위협적 장면이었다. 공교롭게도 수원은 이 장면 이후 다시 경기력이 살아나며 후반 초반 오사카에 내줬던 경기 주도권을 되찾았다. 권창훈의 플레이 하나로 팀이 살아난 것이다.
이렇게 권창훈은 무승부 속에서도 빛나는 플레이,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또 한 번 발전했음을 입증했다. 지난해에는 팀 경기력에 큰 도움을 주는 선수였다면, 올해는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흐름을 바꾸는 능력을 보인 것이다. 2016년 또 다른 발전을 보일 권창훈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손병하 기자(bluekorea@soccerbest11.co.kr)
사진=김동하 기자(kimdh@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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