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카드2] 나는 왜 '지는 팀'을 계속 응원할까?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한 팀이 1년에 쓰는 연간 운영비는 평균 20억 원 정도였다. 6개 구단으로 시작했으니 KBO리그 전체 운영비는 어림잡아 120억 수준.
이듬해인 1983년 시즌 총 입장 매출이 37억 원 정도였다고 하니, 출범 직후 국내 프로야구는 대략 2개 구단을 운영할 정도의 돈을 입장 수익으로 벌어들인 셈이다.
출범 33년째가 되는 2014년 기준으로 KBO리그 10개 구단의 연간 운영비는 약 4천 203억 원이었다. 30여 년 전과 비교해 3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입장 수익 역시 2015시즌(포스트시즌 포함) 총 810억 원으로 늘었다. 여전히 2개 구단을 운영할 정도의 입장 수익이지만 중계권 수입 등 각종 부가 수익이 크게 늘어나 세월과 함께 프로야구의 시장 규모는 확실히 성장한 셈이다.
그렇다면 4천억 시대 프로야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그리고 팬들에게 어떤 가치를 선물해야 할까?
● 4천억 시대 프로야구, 무엇을 향해 갈 것인가?
국내 프로야구는 출범 초기부터 모기업 홍보 목적이 강했다. 야구팀을 통해 모기업의 경영 이념을 알리고, 팀 승리를 매개로 조직 내 결속력을 강화한다는 확실한 목표 의식이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팀의 승리가 반드시 구단 홍보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꼭 이기지 못해도 팬들이 열광하고, 팀을 응원하는 지점들이 생겼다.
승리 외에 다른 가치를 추구해야 더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확실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팀이 많지 않다는 지적은 아프게 들린다.
확실한 자기 색깔을 만들고, 구단이 추구하는 가치를 팬들이 함께 응원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야구. 그런 야구를 위한 방법을 고민해 본다.
MLB, 연봉과 팀 성적은 비례할까?
2015 시즌 메이저리그 총 수입은 95억 달러(약 11조 5천억 원)였다. (2014년 12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 발표) 20년 전(14억 달라)보다 7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버는 돈이 커진만큼 투자액도 당연히 커졌다. 10년 전 불과 다섯 팀 뿐이던 연봉 총액 1억달러 팀이 2016 시즌 개막을 앞둔 현재 17개 팀으로 늘었다. 자유계약(FA) 선수들의 계약이 추가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봉 총액 1억 달러를 상회하는 팀의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늘어난 살림살이만큼 성적도 좋아졌을까?
지난 시즌 개막 전 팀 연봉 총액을 기준으로 1위부터 5위까지 상위 5개팀 중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LA다저스와 뉴욕양키스 두 팀. 연봉 총액 3위였던 보스턴은 2년 연속 지구 최하위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대로 연봉 총액이 뒤에서 두 번째였던 휴스턴은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최고의 가·성·비를 과시했다.
실제로 지난해 연봉 총액 사위 10개팀과 하위 10개팀 중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은 각각 4개와 3개. 구단에 투자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지만, 어떻게 투자를 하느냐는 더 중요한 문제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수치다.
그렇다면 한국 선수들이 소속된 구단의 연봉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류현진의 소속팀 다저스(2억 4,757만 달러)와 추신수의 텍사스(1억 4,921만 달러) 정도를 제외하면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소속팀은 대부분 연봉 총액 순위에서 중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한국인 선수들이 받는 연봉이 팀 연봉 총액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느냐 하는 점.
실제로 팀 연봉 총액이 9,229만 달러이고 팀내 최고 연봉자인 리리아노가 1,367만 달러를 받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루키 강정호가 2016 시즌 받게 될 연봉 250만 달러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진아기자 (jina9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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