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獨 증권거래소 합병 추진..유럽 최대거래소 탄생하나
합병거래소 시가총액, 200억파운드(약 34조5400억원) 이상일 듯
각국 규제 당국·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합병 승인이 최대 관건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와 독일 증권거래소인 도이체뵈르제(Deutsche Boerse AG)가 합병을 재추진한다. 합병이 성사되면 유럽 최대 거래소가 탄생하게 된다.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LSE와 도이체뵈르제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병 논의 소식에 영국과 독일 증시에서 LSE와 도이체뵈르제의 주가는 각각 14%와 3.2% 급등했다.
두 거래소가 합병되면 시가총액은 200억파운드(약 34조54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식과 파생상품은 물론 유럽의 주요 주가지수( FTSE, 스톡스 지수 등) 등을 산하에 두게 됨으로써 미국, 아시아 지역의 주요 거래소와 경쟁하는 유럽 최대 거래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합병회사에서 도이체뵈르제는 54.4%, 런던증권거래소는 45.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LSE와 도이체뵈르제가 합병하면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CME그룹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ME그룹은 2007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2008년 뉴욕상업거래소(NYMEX)·뉴욕상품거래소(COMEX)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LSE와 도이체뵈르제의 합병 논의는 2000년에 처음으로 시작됐지만 무산됐다. 2004년 도이체뵈르제가 13억5000만파운드 규모에 LSE 인수를 제안했지만 LSE가 반대했다. LSE는 2005년 호주 맥쿼리은행으로부터, 2006년 나스닥으로부터 각각 인수 제안을 받았을 때에도 거절했다.
LSE와 도이체뵈르제의 수장들은 이 분야의 '거래 해결사(Dealmaker)'로도 잘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비어 롤렛 LSE 최고경영자(CEO)는 주가지수 제공업체를 인수한 전력이 있다. 카르스텐 켄게테르 도이체뵈르제 CEO는 취임 후 두달 만에 파생상품 거래에 특화된 장외거래소인 360T를 인수하는 추진력을 보여준 바 있다.
다만 합병을 완료하기 위해선 각국 규제 당국은 물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도이체뵈르제는 2012년 NYSE유로넥스트 인수를 추진했지만 당시 EC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합병 논의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 논란이 고조된 시점에서 진행되며 정치적 논쟁에 휘말릴 우려도 없지 않다. 오는 6월 영국에서 브렉시트 찬반 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LSE가 EU 탈퇴 이후 유럽 시장에서의 안전판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독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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