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첫 주자 김광진 "기록보다 왜 막는지 알아달라"

소중한,남소연 2016. 2. 24.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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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직후 "더 말할 수 있었지만.."

[오마이뉴스 글:소중한, 사진:남소연]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던 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어쩌다보니 오늘(23일) 한 끼도 못 먹었다."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오전 0시 39분 발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몇 가지 준비한 자료를 못 챙겨와 그 내용들을 더 말할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전날(23일) 오후 7시 6분 무제한 토론을 시작한 김 의원은 5시간 33분 동안 새누리당이 만든 테러방지법의 문제를 지적하고,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비판했다. 무제한 토론을 마친 뒤 국회 본회의장을 나온 김 의원은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못 먹은 끼니를 때우고 동료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여유를 보였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무리없이 답했다.

"첫 주자라는 기록에 의미를 둘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김 의원은 수차례 "테러방지법을 국민들이 많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는 "정자세로 서 있다보니 발바닥이 아프더라"며 "화장실이나 배고픈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아래는 김 의원이 기자들과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 내용이다.

"텅 빈 새누리당 자리, 탓하지 않아"

 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자정을 넘겨 총 5시간 33분의 긴 연설을 마친 후 이종걸 원내대표 등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 5시간 33분 동안 무제한 토론을 진행했다. 지금 기분은.
"몇 가지 준비한 자료가 더 있는데 자료를 못 챙겨왔다. 그 내용들을 조금 더 말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단상 위에 서서 더 시간을 끌려고 했다면, 더 말할 수 있었겠지만 그건 국민들 보시기에 좋은 방식이 아니다. 준비한 것을 다 이야기하면 내려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단상에) 올라갔다."

- 첫 주자로서 역사적인 기록을 남기게 됐는데.
"기록에 의미를 둘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 법이 도대체 어떤 법이길래 이런 무제한 토론이란 제도까지 사용한 건가, 그걸 알아줬으면 한다."

- 첫 주자로서 부담감이 들진 않았나.
"어쨌든 제가 정보위에서 법안소위를 담당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많이 알고 있으니 처음 나서게 됐다."

- 이종걸 원내대표가 첫 주자로 지명한 건가, 아니면 자원한 건가.
"그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처음 필리버스터를 하자고 했을 때 자연스럽게 의견이 모아졌다. 의원 카톡방에서 테러방지법에 강하게 반대하는 의원 중 하나가 나였기 때문이다."

-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김광진 힘내라'가 오르기도 했다.
"그 관심만큼 테러방지법을 국민들이 많이 알게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장의 말을 빌리면 국가비상사태라고 할 정도의 상황 아닌가. 안보를 이유로 직권상정을 진행한 정 의장의 모습이 큰 염려를 낳았다. 테러방지법에는 결국 안보 때문에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겠냐는 걱정이 존재하는 건데, 이번 직권상정으로 그 모습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 무제한 토론 도중 새누리당 의원들은 거의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특별히 탓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 동료 의원들의 응원이 이어졌는데.
"하하. 누군가가 응원해주면 큰 힘이 되는 게 사실이다. (기침) 죄송합니다. 국회 본회의장 앞에 서면 작은 목소리도 다 들린다. 중간중간 물 마실 때 동료 의원들이 응원을 해줘 큰 힘이 됐다."

▲ 총 5시간 33분의 긴 연설 마친 김광진 의원 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자정을 넘겨 총 5시간 33분의 긴 연설을 마치고 있다. 이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64년 4월20일 세운 국회 본회의 최장 발언 기록(5시간 19분)을 넘어선 것이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동료 의원인 김준연 의원의 구속동의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했다.
ⓒ 남소연
- 끝나고 나와서 가장 먼저 뭘 했나.
"가장 먼저요?"

- 바나나 드셨다고….
"하하. 네. 어쩌다보니 오늘 시간이 애매해 한 끼도 못 먹었다. 뭘 좀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나왔다."

- 가장 힘들었던 점은.
"나오니까 많은 분들이 '화장실에 어서 가라'고 말하던데, 그 부분은 괜찮았다. 근데 정자세로 서 있다보니 발바닥이 아프더라."

- 배는 안 고팠나.
"그건 괜찮았다."

-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기도 했다(관련기사 : 시민도 필리버스터, 국회 정문 앞 '무제한 연설').
"국민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본인의 의견을 표출하는 건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이다. 테러방지법 논란이 민중집회에 참석한 시민들 걱정에서 시작됐는데, 앞으로 대한민국이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출을 옥죄지 않는 민주주의 국가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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