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교실 부족 단원고, 컨테이너를 교장실로..

박세미 기자 2016. 2. 2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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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교실 철거 이견 못좁혀.. 내주 입학 앞두고 땜질 처방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이 쓰던 '기억교실'을 남겨두는 문제로 논란이 벌어진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개조 공사가 시작됐다. 다음 달 2일 입학식을 앞두고 부족한 교실을 확보하려고 교장실을 외부 컨테이너로 옮기는 공사도 진행 중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당분간 '기억교실' 11개(교실 10개, 교무실 1개)를 그대로 둔 채 학교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23일 단원고에 따르면 학교는 지난 20일부터 기존 특별활동실과 교무실·교장실 등 8개 공간을 일반 교실로 바꾸는 공사에 들어갔다. 다음 주부터 신입생 300여명(12개 학급)이 들어오는데 기억교실 11개를 그대로 두려면 교실이 8개 부족하기 때문이다. 단원고는 지난달부터 기억교실을 제외한 다른 노후 시설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단원고 관계자는 "기억교실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유가족과 재학생 학습권을 위해 기억교실을 철거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이 이견(異見)을 좁히지 못했다"면서 "다음 주 입학하는 신입생이 공부할 교실이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공사 대상은 교장실·교무실·음악실·컴퓨터실·과학실·특수교실 6개와 고사본부실 2개 등 총 8개 교실이다. 학교 측은 특별활동실을 일부 합치거나 개조해 1~2학년생이 사용할 일반 교실 8개로 바꿀 계획이다. 교장실은 건물 옆 컨테이너에 두고 교무실은 도서관으로 임시로 옮길 예정이다. 단원고 관계자는 "기억교실을 철거하지 못해 결국 학생들이 과학실과 음악실 등 특별활동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면서 "학생들이 실험 기자재를 교실로 가져와 수업하고 지하 시청각실에서 음악 수업을 하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올 초 기억교실을 철거하고 단원고 인근에 '4·16민주시민교육원'을 세우기로 했다. 그러나 기억교실 철거를 반대하는 유가족의 요구에 밀려 머뭇거리는 사이 재학생 학부모들이 지난 16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저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교장실·특별실 개조는 임시방편이고, 재학생들의 교육 환경을 위해선 반드시 기억교실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재학생 학부모, 유가족 대표 등 10여명은 이날도 단원고에서 기억교실 존치 여부에 대한 협의를 2시간 가까이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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