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 살해된 딸 못 잊은 어머니 끝내 '숨져'
[뉴스데스크]
◀ 앵커 ▶
영남제분 회장의 아내 윤길자 씨가 판사인 사위와 불륜관계라고 오해해 여대생을 청부살해한 사건 기억하시나요.
14년 전 딸이 살해된 뒤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세월을 보내던 여대생의 어머니가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일 검단산이 보이는 경기도 하남의 한 아파트에서 64살 설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억울하게 딸을 보내고 14년을 견뎌온 설씨의 체중은 40kg도 채 안 됐고 집안 곳곳엔 빈 술병만 뒹굴고 있었습니다.
[경기 하남경찰서]
"위에 내용물이 없다든가 그런 거 봤을 때는 제대로 식사도 안 하고 그래서 사망한 게 아니냐…."
지난 2002년 설 씨의 딸인 하지혜 씨는 하남 검단산 등산로에서 얼굴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판사인 사위와 이종사촌 여동생인 하 씨 사이를 불륜관계라고 오해한 영남제분 회장의 아내 윤길자 씨가 1억 7천여만 원을 주고 살해를 지시한 겁니다.
얼굴을 보면 딸 생각이 나 견디기 힘들다며 지혜 씨 가족이 각각 따로 사는 동안 윤 씨는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윤 씨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도 주치의에게 돈을 주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교도소 대신 대학병원 VIP 병실에서 2013년까지 생활해오다 발각되기도 했습니다.
"억울하게 당한 일, 자식을 잃은 슬픔은 그 무엇으로도 이길 수가 없다"는 지혜 씨 오빠의 글처럼 14년 동안 미뤄오던 지혜 씨 사망신고를 지난달 마친 설 씨는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다던" 생을 마감하고 딸 곁으로 떠났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이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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