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폿@이슈] 센 언니들의 반란, 걸크러쉬가 뜬다
[TV리포트=이호연 기자] 지난 1월 방송된 MBC ‘무한도전’ 예능총회 특집에서 김숙은 “2015년에는 여성 예능인이 설 자리가 부족했다. 연예대상 후보도, 쿡방 셰프도 모두 남자였다. 2016년에는 남녀의 화합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뼈 있는 말을 했다.
“이 길(예능인)이 아닌 것 같다고 43살의 나이에 엑셀을 배우며 사무직을 준비”했던 송은이도 지난 5일 JTBC ‘마녀를 부탁해’ 제작발표회에서 “여자 예능인들이 뭉쳐서 마음껏 방송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라고 밝혔다.
그녀들의 바람이 2016년 예능계에서 차츰 이뤄지고 있다. 개그우먼들은 이제 지상파 남초 예능의 게스트로, 나아가 비지상파의 또 다른 프로그램 속 고정 MC 및 패널로서 주목받는다. 유형 별로 여성 예능인의 활약을 살펴봤다. 2001년 MBC 박경림, 2009년 SBS 이효리에 이어 여성 예능인이 또 한 번 연예대상의 영광을 안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
★ 게스트
MBC ‘라디오스타’ 사랑과 전쟁 특집과 KBS2 ‘1박 2일’ 여자친구 특집에선 박나래, 장도연이 입담을 뽐냈다. 여기서 이들의 예능 코드는 ‘썸’이다. ‘라디오스타’의 박나래와 양세찬, ‘1박 2일’의 장도연과 데프콘이 묘한 핑크빛 분위기를 자아낸 것. 진심 어린 호감이 리얼리티를 더했고, 설렘과 재미를 함께 가져왔다.
박나래와 장도연은 썸 외에도 본인들끼리 만들어내는 케미도 상당하다. 27cm의 키 차이를 바탕으로 유명한 절친이자 개그 콤비가 된 두 사람은 넘치는 끼를 제대로 발산했다. 실제로 ‘라디오스타’ 2회분 중 두 번째 방송에서 박나래는 양세찬 대신 장도연과 애틋한 진심을 주고받았다.
★ 파트너
썸도 아니고 무려 가상 부부인데, 설렘 대신 리얼리티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JTBC ‘님과 함께 2-최고의 사랑’에서 김숙은 윤정수와 시청자들에게 팜므파탈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돈 티슈를 선물하고, 이별 편지를 불태우는 모습은 ‘쇼윈도 부부’의 면모를 실감하게 한다. 김숙은 예능에서 전례 없던 여성 캐릭터를 구축했다.
김숙의 영원한 콤비 송은이도 KBS2 ‘해피투게더’에서 “지난해 김영철의 토크 매니저로서 최우수상 수상을 도왔다”라고 밝혔다. 송은이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김영철의 개인기를 타박하고 은밀한 야망을 폭로하는 등 설렘 아닌 리얼리티 가득한 남녀 사이를 보여줬다.
★ MC
송은이, 김숙, 박나래와 함께 tvN ‘SNL 시리즈’, MBC ‘나 혼자 산다’에 각각 고정으로 출연 중인 안영미, 이국주가 뭉쳤다. JTBC ‘마녀를 부탁해’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모두 여성인 ‘여성 우월주의, 남자 요리 토크쇼’다.
오랜만에 등장한 여성 MC와 남성 게스트의 조합이다. 하지만 게스트의 외모에 따라 MC들의 환호와 절망이 결정되는 건 기존의 남초 예능 포맷과 같다. 첫 회 장동민, 유상무와 2회 원오원을 향한 극적인 반응 차이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성 역할의 반전이 일종의 통쾌함과 신선한 재미를 유발한다.
이호연 기자 hostory@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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