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1조유입..두산인프라 유동성 '숨통'

노현,전범주 2016. 2. 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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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자회사 두산밥캣, 연내 한국증시 상장 추진공작기계 부문까지 매각 성사땐 2조넘게 조달이르면 8월께 상장..두산그룹주 일제히 상승
2007년 두산그룹으로 넘어간 이후 상장설(說)이 꾸준히 나돌던 두산밥캣이 드디어 한국 증시 상장을 결정했다. 두산밥캣 측은 "상장을 검토해 오던 가운데 북미 주택건설 시장의 호조세를 감안할 때 기업가치 평가 측면에서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두산밥캣의 상장 뒤에는 모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총체적인 자금난이 자리 잡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주력 수출시장이던 중국의 건설장비 시장이 최근 5년 새 4분의 1 규모로 쪼그라드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았고,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유동성 위기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두산밥캣에 대한 일부 지분을 대상으로 기업공개 전 투자유치(Pre-IPO)를 실시하기도 했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지분 24.5%를 매각해 7054억원을 조달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구조는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단기차입금 1조460억원, 장기차입금 2조6860억원 등 차입금이 3조7320억원이나 된다. 부채비율은 227%가 넘고, 3분기 말까지 발생한 이자비용만 2217억원에 달한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수익을 내고 있는 공작기계사업 부문에 대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알짜 자회사 두산밥캣도 상장 준비에 돌입하면서 매각과 상장에 모두 성공할 경우 유동성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은 2011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지난해까지 이익을 점차 늘려오고 있다. 두산밥캣의 영업이익은 2012년 2253억원, 2013년 2836억원, 2014년 3203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3856억원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매출의 70% 가까이를 올리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두산밥캣 상장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Pre-IPO 당시 투자자들이 인정한 두산밥캣의 가치는 2조9000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대주주 지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분 보유율을 40% 안팎으로 보고 있다. 최대 35.5%에 달하는 지분을 구주 매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Pre-IPO 당시 밸류에이션을 상장 때에도 인정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1조2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을 당초 계획대로 마무리지을 경우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해 부채규모를 1조원대로 줄일 수 있게 된다.

두산밥캣의 상장은 사실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Pre-IPO 당시 재무적투자자(FI)들과 기업공개를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서기로 합의한 바 있기 때문이다. 납입일(2015년 9월 4일)로부터 4년 6개월 내 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FI들에게 두산밥캣 자회사를 매각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하는 등의 조건도 부여했다. 투자자 자금 회수 보장 기간이 아직 충분히 남았다는 점에서 두산밥캣의 전격적인 국내 증시 상장 결정은 다소 의외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반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점이 상장 시기를 앞당기는 데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두산인프라코어(2.5%), 두산중공업(2.1%), 두산엔진(6.75), 두산(0.7%) 등 두산그룹주들은 두산밥캣 상장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다. 두산밥캣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이번주 주관사 선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지정감사인 선정과 주관사 선정, 상장예비심사 통과 등을 감안하면 두산밥캣의 상장은 일러야 8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현 기자 /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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