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민의당서 '동반성장' 강연..한발짝 더?

안철수 등, 정운찬에 공개 러브콜.."오비이락이지만 시사점 많아"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주최 특별강연에서 '동반성장과 한국경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6.2.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서미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23일 국민의당 초청 강연에 응하면서 '교감 형성'에 나섰다.

국민의당은 이날 강연에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상임 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정 전 총리를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정 전 총리는 "아직 정치를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 결정하지 않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국민의당으로 한 발 더 나아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정 전 총리를 향해 구애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정 전 총리가 말할 동반성장과 국민의당의 중요 정책기조인 공정성장이 기본적으로 문제인식과 철학이 유사하다고 생각한다"며 "정 전 총리의 동반성장에 대한 귀중한 말씀을 듣게 돼 정말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강연의 사회자로 나선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은 "저희당 선대위가 발족하는 날 이렇게 (정 전 총리가) 강의를 하게 돼 오비이락 같은 것이긴 하지만 시사하는 많은 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국민의당은 플랫폼을 열고 거기에 많은 좋은 지도자들이 각축하고 경쟁하는 정당이다. 안·천 대표와 김한길 위원장과 함께 정 전 총리 같은 분이 당을 이끌고 경쟁하면 얼마나 큰 희망을 줄까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날 강연엔 국민의당을 외곽지원하고 있는 야권 원로인 권노갑 정대철 전 의원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김영환 위원장은 "두 분(권·정 전 의원)이 정 전 총리를 잡으러 여기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 전 총리는 그러나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전 총리는 '동반성장과 한국경제'라는 주제의 강연 서두에 "제가 굼떠서 아직 정치의 세계에 가서 동반성장 활동을 할지, 아니면 그냥 사회활동을 할지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22일) 서울대에 올해 1학기에 예정됐던 강의를 폐강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이번 학기에 강의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은 제가 정치에 들어가건 아니건 3~4월에 제 이름이 신문과 방송에 많이 오르내릴 텐데, 그런 상황에서 차분히 학생들에게 강의를 잘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돼 강의를 안 하기로 한 것이지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강연 후 청중으로부터 국민의당 합류 요청을 받자 "정계에 가서 일해야 법안이라도 통과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반대로 정치로 가서 저렇게 말하겠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동반성장을 말할 수 있는 게 사회활동으로 하는 게 도움될지, 정치계에 가서 말하는 게 도움이 될 지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될 수 있으면 빨리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도 (고려) 후보에 있느냐'는 물음에 "국민의당에 와서 더민주를 얘기하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국민의당은 정 전 총리와 생각이 같다고 보느냐'는 물음엔 "양당이 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며 "동반성장에 도움이 되는 데로 가야 할 것 같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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