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부족한 1~2학년 교실' 확보 위해 공사착수
【안산=뉴시스】이종일 기자 =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가 세월호참사 희생학생 교실 존치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신학기를 앞두고 부족한 교실 확보를 위해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단원고에 따르면 이 학교는 최근 신입생 303명을 배정받으면서 부족한 교실 8개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공간재배치 공사를 시작했다.
이는 추교영 교장의 지시로 이뤄졌다.
교실 부족은 세월호 희생학생(당시 2학년) 교실 10개가 그대로 보존돼 있는 가운데 신입생들이 배정되면서 부각됐다.
단원고에는 현재 교실 40개가 있지만 이중 10개가 희생학생 교실로 수업을 할 수 없는 상태이고, 나머지 30개는 1~3학년 교실로 활용될 예정이다.
학년별로는 1학년 교실 10개, 2학년 교실 6개, 3학년 교실 14개가 확보돼 있다.
하지만 올해 1·2·3학년 각각 12, 12,14개 등 교실 38개가 필요해 현재 8개 교실이 부족한 상태다.
학교는 다음달 2일 신입생 입학과 재학생 개학에 앞서 본교무실 2개, 음악실 1개, 컴퓨터실 1개, 고사본부실 2개, 특수교실 1개, 교장실 1개 등 8개 공간을 1·2학년 교실(각각 2개, 6개)로 전환하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
학교 건물 1층에 있는 교장실에 대해서는 아직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이곳에 교실 1개가 들어서고 교장실은 건물 옆 컨테이너로 옮겨질 예정이다.
일부 재학생 학부모들은 희생학생 교실을 존치하기 위해 새 교실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고 학교 측에 항의했지만, 단원고는 교실 존치 여부와 관련 없이 수업활동을 위해 교실 8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대응했다.
단원고 관계자는 "희생학생 교실을 치우더라도 추모객들이 글씨를 써둔 문, 벽 등을 정리하는 데 1개월가량 걸리기 때문에 당장 쓸 수 없다"며 "다음달 2일부터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이달 말까지 교실 8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간재배치를 해도 컴퓨터실, 특수교실 등 부족한 교실의 공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교실이 부족한 상황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단원고에서는 희생학생 교실을 정리하자는 재학생 학부모와 교실을 존치해야 한다는 유가족이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여 갈등을 빚고 있다.
lji2235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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