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알파고와 맞붙는 이세돌 "5승이냐 4승1패냐 정도 차이일 것" 자신감

이재상 기자 2016. 2. 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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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9일부터 15일까지 총 5회 격돌.. 백번에 덤 7.5집 주는 중국 규칙 따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두고 있는 이세돌 9단이 22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2.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5승이냐 4승1패냐 정도가 관건일 것이다."

이세돌 9단(33)이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세기의 반상 대결'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기원과 구글은 22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회견'을 갖고 내달 9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이세돌-알파고 대국 관련 세부 진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와 이 9단이 참석했고,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영국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대국 장소 및 시간, 대국 규칙, 생중계 방식 등 대국 진행과 관련된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세돌 9단은 내달 9일부터 15일까지 총 5회의 대국을 갖는데, 접바둑이 아닌 호선으로 진행된다. 승자에게는 100만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알파고가 승리할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와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대국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서 TV와 구글 딥마인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며 전 경기는 포시즌즈 호텔 서울에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오후 1시에 시작한다.

이번 대국은 백을 잡은 기사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 바둑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또 시간 규정에 있어서는 두 기사가 제한시간 2시간을 갖게 되며, 2시간을 모두 사용한 뒤에는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진다. 각 대국 시간은 4~5시간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국은 9일 1국을 시작으로 10일 2국, 12일 3국, 13일 4국, 15일 5국이 차례로 열린다.

알파고는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 기관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판후이(중국) 2단과의 공식 대결에서 5전 전승을 거둬 화제를 모았다. 컴퓨터가 프로 바둑기사를 꺾은 것은 처음이었다.

판후이를 꺾은 알파고는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사비스는 "바둑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대국을 갖게 돼 영광"이라며 "승패와 상관없이 이번 대국이 전 세계적으로 바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 9단은 "승부를 예측해 본다면 지난해 10월에 판후이 2단과의 경기를 봤을 때 제게 승부를 논할 정도의 기력은 아니었다"면서 "결코 방심하진 않겠지만 아직까진 제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5전 전승이냐 4승1패냐가 중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맞상대인 알파고의 기력에 대해 3단 정도로 점치며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다. 이 9단은 "지난해 10월 대국 이후 많은 업데이트가 이뤄졌겠지만 분명 저와 대국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알파고 기력은 3단 전후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알파고는 컴퓨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딥마인드는 일반 바둑 대국과 비슷한 자연스러운 환경을 조성하려고 준비 중이다. 딥마인드의 프로그래머이자 영국바둑협회 회원인 아자 황 6단이 알파고의 대역으로 출전한다.

하사비스는 "아자 황이 대국 환경에 익숙하기도 하고, 알파고를 다루는 것에 친숙하기 때문에 대국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알파고가 둘 곳을 전달받은 아자 황이 대신 바둑돌을 놓는다. 이세돌 9단은 "환경적인 부분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자신 있다"고 했다.

세기의 대결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되는데, 유창혁 9단을 비롯해 김성룡 9단, 송태곤 9단 등이 순차적으로 한국어 해설을 맡는다. 영어 해설은 서양인 중 유일하게 프로 9단인 마이클 레드먼드가 담당한다.

alex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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