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를 가다] ⑤ 전주 덕진

김강래,안정훈 2016. 2. 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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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존재감 없는 전북 목소리 키워야"김성주 "鄭, 영웅 아니다..내가 전주 적자"鄭과 국민의당 경선 김근식 "내가 이기면 불복 말아야"
전북 전주시 덕진구는 하룻밤 사이 20대 총선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정동영 전 의원(62)이 지난 18일 국민의당에 입당하며 옛 지역구인 덕진구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덕진구에는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51)이 버티고 있다. 김 의원과 정 전 의원은 과거 동료이자 고등학교·대학교 선후배 사이다. 이 같은 대결 구도가 승부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김 의원과 맞붙기 전에 당 '예선전' 문턱을 넘어야 한다. 김근식 국민의당 통일위원장(50·경남대 교수)이 덕진구 출마를 발표하며 정 전 의원과 경선을 앞두고 있다.

정 전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덕진구는 술렁이고 있다. 지난 19일 만난 지역 주민들은 전북 정치 복원을 외친 정 전 의원의 상징성과 실질적인 지역 발전을 이룬 김 의원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었다.

금암1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세곤 씨(58)는 "정 전 의원은 전주로 두 번 다시 내려오지 말았어야 한다. 지역을 배반한 사람 아니냐"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반면 덕진공원에서 만난 박복심 씨(70)는 "김 의원도 나쁘지는 않다만, 그래도 전북을 상징하는 인물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소진성 씨(80)는 정 전 의원에 대해 "정치인은 비전과 기준이 있어야지 왔다갔다 하면 안 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전북을 위해서라면 정 전 의원을 내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공약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과 정 전 의원은 지역 주민의 요구를 잘 알고 있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9일 공식 출마 선언 당시 스스로를 '돌아온 탕자'라고 부르며 "존재감 없는 전북 정치에 힘 있는 목소리를 불어넣기 위해 오늘 이 산을 내려간다"고 했다. 소위 '큰 인물론'을 내세운 것이다.

이날 지역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 의원은 "정 전 의원이 다시 대통령 후보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더 이상 우리의 영웅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역민 일상에 관심을 갖고 성실히 뛰는 제가 전주의 적자"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이 스스로를 '돌아온 탕자'라고 부른 점에 대해 김 의원은 "제가 아호처럼 쓰는 좌우명은 '일지(一志)'다. 한뜻 한길로 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지역구와 당을 수차례 바꾼 정 전 의원을 겨냥한 말이었다. 김 의원은 "정책만큼은 누구에게도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에는 전주시 덕진구 지역 상세 지도와 함께 동별 맞춤형 공약 플랜(덕진희망만들기 8+5)이 걸려 있었다. 정 전 의원은 선거 공약으로 "공정임금법을 제정하고 '반값 아파트 특별법' 부활에 나설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정 전 의원과 국민의당 내부 경선을 펼치게 될 김근식 통일위원장은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하면서 "정 전 의원의 덕진 출마를 120% 환영한다"며 "경선을 받아준 정 전 의원에게 감사하고, 제가 이긴 다음에 불복하지 말고 승복하기를 정 전 의원에게 부탁드린다"고 선전포고했다.

[김강래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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