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3월 9일 첫 대결 "경기규칙이 최대 변수"
대국 장소 및 경기시간, 생중계 방식 등 세부규칙이 승패 좌우
“인간 프로기사에게 대등하게 도전하는 컴퓨터와 대국하게 돼 영광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이 놀라울 정도로 강하며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최소한 이번 대국에서는 내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세돌 9단
세계 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과 구글의 바둑 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첫 대국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9일부터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에서 진행되는 이번 대국의 결과에 따라 ’AI의 인간세계 정복론‘이 대두될 수 있어 바둑 및 정보기술(IT) 업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또 컴퓨터와 달리 인간은 경기 당일 몸 상태나 외부요인이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국 관련 세부규칙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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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 |
■실제 바둑기사가 알파고의 손과 눈 역할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22일 영국 런던에서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의 기자들과 화상으로 연결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장소 및 시간, 대국 규칙, 전 세계 유튜브 생중계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세돌 9단도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해 대국에 임하는 소감 등을 밝힐 계획이다.
앞서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바둑 챔피언 출신인 중국계 프로기사 판후이 2단과 5번기를 벌여 5판을 모두 이겼다. 당시 딥마인드는 판후이가 컴퓨터 화면이 아닌 사람과 마주 보고 대국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딥마인드의 직원이자 영국바둑협회 회원인 아자 후앙(Aja Huang) 5단이 알파고의 손과 눈 역할을 대신한 것. 이때 영국바둑협회 간부인 토비 매닝도 심판으로 배석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아자 후앙 5단은 작은 모니터를 보면서 알파고가 원하는 자리에 바둑돌을 대신 놓아주고 판후이가 놓는 수는 컴퓨터에 입력하는 역할을 했다”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세돌 9단의 체력 및 스트레스 관리 중요
또 대국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경기시간 규정도 관심 대상이다. 컴퓨터와 달리 인간은 체력 소모나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당일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세돌 9단과 구글 측은 매우 치밀하게 시간 규정 등 세부 규칙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판후이와 알파고는 당시 오전과 오후에 각각 5번의 대국을 펼쳤다. 오전은 공식 경기, 오후는 비공식 경기였다. 오전 경기는 제한시간이 각자 1시간에 30초 초읽기 3회씩 주어졌고, 오후 경기는 별도의 시간제한 없이 30초 3회의 초읽기 규칙만 있었다.
대국은 다음달 9일 제1국을 시작으로 10일 2국이 이어지고, 3국은 12일, 4국은 13일, 5국은 15일로 잇따라 열린다. 그만큼 이세돌 9단의 체력 및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다.
■인간, 영원한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승자에게는 100만달러(약12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세돌 9단 입장에서는 부와 명예가 걸린 경기인 셈이다.
이와 관련 하사비스 CEO는 이세돌 9단과의 대국 승률을 50대 50으로 예상했다. 알파고는 다른 바둑 컴퓨터 프로그램과의 대국에서 승률 99.8%을 기록한 데 이어 프로기사인 판후이도 이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국에서는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알파고가 약 3000만건의 기보(바둑을 둔 내용의 기록)를 확보한 데 이어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의 기보까지 배워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9단 역시 “이번에 내가 이긴다고 가정해도 2년 정도 지나 구글이 또다시 도전장을 내민다면 누가 대결하든 쉽게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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