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예능 명가 MBC가 흔들린다, PD 이탈 뼈아픈 진짜 이유

2016. 2. 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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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표재민 기자] 중국에서 한류 예능 중심에 있는 김영희 PD가 또 다시 새 얼굴 영입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방송계가 떠들썩하다. 더욱이 MBC로서는 예고된, 그리고 앞으로도 반복될 인력 이탈이라는 점에서 뼈아픈 상황. 김영희 사단에 새롭게 합류한 PD 5명 중 ‘예능 명가’로 불리는 MBC PD만 3명이나 포함돼 있어 MBC 안팎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영희 PD는 현재 중국 후난위성 TV에서 방송 중인 ‘폭풍 효자’라는 프로그램을 제작 중. 제작사 대표가 된 김영희 PD는 한류 예능의 대표 주자로 불리고 있다. 지난 해 이병혁, 김남호 PD 등 친정 MBC 식구들과 손을 잡았던 그는 이번에 ‘놀러와’ 신정수, ‘아빠 어디가’ 강궁, ‘나 혼자 산다’ 문경태 PD를 영입했다.

이들 PD는 각자 어엿한 프로그램을 하나씩 연출할 수 있는 중견 PD들. MBC로서는 중견 PD들이 빠져나가면서 일할 수 있는 기둥 일꾼들의 손실이 큰 상황이다. 중국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과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연출한 손창우 PD가 최근 tvN으로 적을 옮겼고, 종합편성채널 JTBC 개국 당시에는 숱한 PD들이 MBC를 떠났다. ‘비정상회담’ 임정아, ‘학교 다녀왔습니다’ 오윤환 PD도 MBC에서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연출했던 PD다. ‘황금어장’을 대박 터뜨린 여운혁 국장은 JTBC의 예능을 책임지며,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아성을 무너뜨리는데 일조했다.

일선 PD들로서는 김영희 PD를 비롯한 외부 인사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PD들이 비지상파와 중국의 고액 연봉 제시와 자유로운 방송 제작 환경을 보장하는 제안을 뿌리칠 만큼 MBC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 MBC가 2012년 장기 파업 이후로 공영방송의 자부심을 갖고 제작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라는 게 앞으로도 MBC의 인력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MBC는 ‘무한도전’을 필두로 예능 명가로 불리며 예능 흐름을 선도하는 프로그램을 내놓는 방송사다. 이 같은 재밌고 감동적이며 심지어 인기까지 많은 예능프로그램이 때마다 탄생하는 것은 일선 PD들의 참신한 기획과 프로그램에 매달리는 열정 덕분. 허나 점점 폐쇄적이며 제작진의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영역을 보장하지 않고 효율성을 강조하는 일명 ‘위에서 찍어 내리는’ 조직 문화가 PD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당장 성공하는 프로그램을 내놓고 광고 수익이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쥐어짜다보니 PD들의 박탈감이 크고 MBC 잔류 의지가 꺾인다는 게 많은 PD들이 지적하는 문제다. PD를 창작을 하는 예술인으로 여기지 않고 공장 노동자처럼 대하는 바뀐 조직 문화가 일선 PD들에게 허탈감을 안기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게 PD들의 한 목소리다.   

실제로 한 예능 PD는 최근 OSEN에 “케이블과 종편은 아직까지는 PD들의 제작 자율성이 보장되는 분위기”라면서 “윗선에서 PD들에게 알아서 맡기다 보니 망하는 프로그램도 나오지만 MBC에서는 못 만드는 독특하고 재밌는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PD는 “MBC 출신 PD들이 타방송사나 중국으로 이적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는 것과 달리 MBC는 방송 흐름 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라면서 “파일럿 예능 하나 만드는데도 수많은 규제가 있고 윗선에서 간섭을 하다보니 일선 PD들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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