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클릭] 동네 슈퍼 "빈병 안 받아요", 빈병 수거 혼선
[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소주나 맥주 빈병을 동네 슈퍼 같은 수거 업체에 가져가면 빈병 받기를 꺼리거나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않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자원을 재활용하자는 좋은 취지인데 이렇게 삐걱거린다면 문제죠.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그 구조적 문제점을 김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무인회수기에 노인 두 명이 빈병을 계속 집어넣고 있습니다.
여러 자루 가득 가져와 받은 돈은 몇천 원 정도.
"복지관이고 어디고 취직이 안돼요. 돈벌이가 안되니까 이거라도 (팔아서) 용돈이라도 쓰는 거지."
그러나 이런 빈병 값도 제대로 받기 쉽지 않습니다.
서울의 한 슈퍼마켓.
맥주와 소주 빈병을 들고 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슈퍼마켓 주인]
"어떤 건데요? 몇 개요? 맥주는 30원 소주는 20원."
맥주 빈병 한 개의 보증금은 50원, 소주는 40원인데, 제값을 주지 않는 겁니다.
또 다른 마트 앞.
빈병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습니다.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마트 주인]
"술 사다 먹었으니 자기네들 집에 쌓아놓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서 우리가 희생 아닌 희생을 하는 거죠."
관리에 품만 많이 들고 벌이는 안된다며 수거를 꺼리는 업체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주류업체가 수거업체에 주는 취급수수료를 올리는 법안이 통과됐는데, 시행을 불과 한 달 앞둔 작년 12월 말 '취급수수료는 업계 자율로 결정한다'로 갑자기 바뀌면서 인상은 없던 일로 됐습니다.
[김재웅/공병수거 업체 대표]
"현재 16원이라는 취급수수료 가지고는 전혀 운영을 할 수도 없고, 또 인건비 문제라든가 도저히 맞지 않는 (빈병) 수거사업을 하고…."
수거업체들은 수수료 인상 없으면 수거를 거부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반면, 주류업체들은 취급수수료를 올리면 주류 제품값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매년 회수되지 못하는 빈병은 2억 5천 개.
업계의 이해관계에 따라 환경정책이 오락가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준석입니다.
(김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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