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등 영향 고정금리 급락..갈아타기는 신중

최정희 2016. 2. 2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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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기준되는 금융채 5년물 역대 최저 수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직장인 박 모씨(36)는 지난해 2월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로 받았는데 고정금리로 갈아탈까 고민이다. 유가 폭락, 중국 경기둔화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어질 것이란 뉴스가 나오면서 변동금리를 계속 유지하려고 했으나 최근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사상 처음 전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대출자로서는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할지를 두고 고민이 커졌다. 그러나 일부에선 경기침체 장기화에 기준금리가 오르기보다는 떨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따라서 변동금리가 재역전할 가능성이 커 변동금리 대출자가 고정금리로 갈아타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주담대 고정금리, 사상 첫 변동금리 밑돌아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낮아진 것은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2014년과 지난해 일부 은행에서 2~3개월간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를 밑도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이번처럼 전 은행권에 걸쳐 나타나긴 사상 처음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최대 2%대인 반면, 변동금리는 3%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AAA등급) 민평 평균금리(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평균금리)는 지난해말 2.023%였으나 올 들어서 1%대로 하락하더니 2월 들어선 1.7%대로 떨어졌다. 3년물 금리는 1.5%대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에 지난해 11월부터 서서히 오르던 금리가 중국 경기침체, 유가 추가 급락 등으로 금리 인하 전망이 짙어지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신규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10월부터 서서히 오르다가 1월 들어 넉달만에 0.07%포인트 내린 1.65%를 기록했다. 그러나 은행채 금리가 역사적으로 최저점에 와 있는 상황과 비교하면 코픽스 금리는 사상 최저점(1.54%)보단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변동금리는 코픽스 금리에 따라 움직여 주로 1년 만기 금융채 단기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반면 고정금리는 금융채 5년물 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강해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국내 지표 부진 우려로 채권금리가 쉽게 반등하지 않고 있다”며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도 한 몫하면서 시장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정금리 갈아타기 신중해야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낮아지면서 갈아타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에서 고정금리 갈아타기 문의가 이달 들어 20%가량 늘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상승한다는 전제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차이가 나지 않으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유인이 충분하다”며 “은행도 고정금리로 많이 유도하는 편이어서 고정금리 문의와 상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지난해 12월 은행들이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중 고정금리 취급 비중은 43.0%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고정금리로 갈아타기 적당한 시점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펼쳤다.

공성율 KB국민은행 목동PB센터 PB팀장은 “만기가 10년, 20년인 장기대출자들은 조기상환수수료를 내면서까지 고정금리로 갈아탈 유인이 적다”며 “변동금리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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