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주역.. 야당 정치사 큰 족적 남기고 천상으로
4·19혁명의 주역인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가 20일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7선 의원을 지낸 이 전 총재는 한국 현대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야당 정치사에 한 획을 그었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서전 원고를 손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서전 제목은 ‘우행(牛行)’으로 정해졌다.
◆YS·DJ에 버금가는 야권의 정치 거목
1937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이 전 총재는 부산상고와 고려대 상학과를 나왔다. 1960년 고려대 학생위원장을 맡아 4·19혁명을 주도하고 이듬해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1967년 제7대 선거에서 신민당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976년 39세의 나이로 당 사무총장직과 부총재직에 잇따라 오르며 화려하게 정계 지도자로 부상했다.
1979년 4월 신민당 총재 경선에선 김영삼 전 대통령(YS), 이철승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 등과 경쟁했다. 1차 투표에서 낙선해 2차 투표에서 YS를 지지했고 YS가 신민당 총재로 선출됐다. 그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선후보와 관련한 양김의 갈등 국면에서 다시 한 번 YS의 편에 섰다. 하지만 1990년 YS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민정당, 김종필 전 총리의 공화당과 3당 합당을 하자 이에 반발해 같은 해 노무현 전 대통령 등과 함께 ‘꼬마민주당’을 창당했다.
|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가 20일 노환으로 향년 7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경북 포항 출신인 이 전 총재는 4?19혁명을 주도했고 정치계에 입문한 뒤엔 7선 의원을 지냈다. 사진은 1988년 11월 1일 이기택 5공비리 특위 위원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 문제 처리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대통령 비위 안 맞춘 ‘마이웨이’
이 전 총재는 각종 인터뷰 등을 통해 정치적 인연을 맺었던 정치 거물들에 대한 신랄한 평가를 남겼다. 그는 YS에 대해 “군사정권이 만든 정당과 통합해 여당을 만들었던 YS의 정치행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DJ와 관련해선 “동교동 쪽에서 ‘DJ를 도우면 너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거절했다”며 “(정계복귀는) 80세 고령의 노욕”이라고 맹비난했다.
|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가 1987년 5월 14일 4·13 호헌조치 철폐를 요구하며 11일째 단식투쟁을 벌이다 건강 악화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
◆고인 추모하는 정치권 조문행렬
정의화 국회의장은 21일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 전 총재가 보여준 말씀과 행동을 우리가 잘 음미하고 따라 나라를 반석에 올리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항상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초지일관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조문했다. 이 전 총재 비서실장을 지냈던 박계동 전 의원은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19일 밤 총재님이 여의도 사무실에서 지난 6년간 준비해온 자서전 원고의 탈고작업을 마치고 나오며 ‘아, 큰일을 마쳤네’라고 흡족하게 말씀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사인과 관련해 유족들은 “평소 지병은 없었는데, 자다가 호흡곤란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
정의화 국회의장(왼쪽)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빈소에서 헌화를 마친 뒤 이 전 총재의 부인 이경의 여사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전 총재의 장례식은 4·19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지고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유족으로는 배우자인 이경의 여사, 세 딸인 우인·지인·세인씨와 아들 성호씨가 있다. 발인은 24일, 장지는 4·19 국립묘지다.
남상훈·안병수 기자 nsh21@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애들, 남편 있어도 행복하지 않았다” 장윤정, 가족도 이해 못 하는 아픔 고백
- 상간녀 3명과 불륜설 겪은 탁재훈 “바람 때문이었으면 이혼 안 했다”…진실은?
- “이규혁한테 속았다, 결혼 후회” 손담비, 눈물 쏟으며 밝힌 남편 ‘만행’
- “내 사전에 이혼은 없을 줄 알았다” 조윤희가 직접 밝힌 이동건과의 이혼 사유
- 남편 도경완 불치병 진단 3달 만에 장윤정도 시술…이게 다 무슨 일?
- 조성모 “실종됐던 자폐증 큰형, 뺑소니로 사망”…가슴 아픈 가정사 고백
- 5년 전 그날의 진실…혜은이 한마디에 박원숙 무너졌다
- 정동원은 임영웅을 ‘형’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특별한 애칭 공개
- 생방 중 김혜경 여사 머리 밀친 카메라…대통령실 “각별한 주의 부탁”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