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반등? 천덕꾸러기 자동차株 무한질주
같은 기간 코스피는 고작 0.2% 올랐지만 현대차는 12.5%, 기아차는 10.1% 상승했다. 현대모비스(3.2%)와 현대위아(3.4%) 등 부품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최근 자동차주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엔화 강세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가 상승한 반면 원화 가치는 북핵 문제 등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급등했다. 엔화 대비 원화값은 이달 1일 100엔당 991.7원에서 지난 19일 1090.5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말 엔화 대비 원화값(100엔당 934.7원)을 감안하면 최근 3개월간 원화의 엔화 대비 절하율은 16.7%나 된다.
원화 가치 하락은 증시 전반에는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기며 부담을 주지만, 자동차주에는 가격 경쟁력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호재다.
엔화가 강세를 이어가면 일본 업체들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차량 가격 인상 압박을 받게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와 경쟁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엔화 약세 때문에 일본차 업체를 롱(매수)하고 현대차 등 국내 업체를 숏(매도)했는데 엔고로 이 흐름이 반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엔화 강세는 당분간 해소되기 힘들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당분간 환율 효과를 계속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달 중순 이후 유가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신흥국 비중이 큰데, 유가 반등은 신흥국 구매력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으로 연비 중요성이 커지면 픽업트럭과 대형 SUV 등 국내 업체들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부문의 수요가 줄고, 대신 국내 업체들의 주력인 세단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환율과 유가 등 거시경제 여건 외에 대내 여건도 나쁘지 않다. 최근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PER(주가수익비율)와 PBR(주가순자산비율)가 각각 5.8배와 0.7배에 불과할 정도로 자동차주는 극심한 저평가 상태다. 최근 4년간 20% 이상 성장세를 이어온 수입차 판매량이 올해 감소 추세로 돌아선 것도 국내 업체들에는 긍정적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최근 자동차주 강세를 추세 전환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조용준 센터장은 "최근 자동차주 반등은 저평가 해소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감 해소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시장 부진에 따라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기에는 여전히 힘이 부친다는 지적이다. 임은영 연구원은 "국내 경기 회복이 불확실해지면서 화장품, 제약, 바이오 등 고평가 종목군이 조정에 들어갔고, 이에 따라 저평가된 자동차주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거시경제 여건이 이어질 경우 실적 개선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만만치 않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고와 유가 강세가 이달 들어 계속 이어지고 있고, 이달까지 악성 재고가 소진되면서 다음달부터는 공장가동률이 올라가고 신차 판매도 늘 것"이라며 "'투싼'과 '크레타' 등 신차가 유럽과 인도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등 신차 모멘텀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주 주가는 변곡점을 지났다고 판단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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