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여' 전도연, 인연과 사랑에 대하여 [인터뷰]

양소영 기자 2016. 2. 2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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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여 전도연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양소영 기자] 청순한 민낯과 편안한 옷차림으로 등장한 배우 전도연은 취재진에게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이어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과 인연으로 엮인 '남과 여'의 사랑에 대해 털어놓았다.

전도연의 정통 멜로 복귀작이자 공유의 첫 멜로 영화 '남과 여'(감독 이윤기, 제작 영화사 봄)는 눈 덮인 핀란드에서 만나 뜨거운 끌림에 빠져드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전도연은 사고처럼 닥친 사랑에 빠지는 여자 상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전도연에게 '남과 여'는 피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오래 전부터 기획된 이 영화는 여러 번 전도연을 찾아왔다. 하지만 '하녀'라는 작품을 하게 되면서 전도연의 손을 떠났고, 그 다음엔 또 다른 이유로 거절해야했다. 번번이 거절하게 된 '남과 여'는 스스로에게 부담스러운 작품이 됐다. 그러나 전도연은 결국 운명처럼 '남과 여'와 재회했다.

전도연은 '남과 여'를 통해 '멋진 하루'의 이윤기 감독과도 다시 만났다. 그는 "감독님이 가진 정서가 좋다"며 "과하지 않고 드라이한 부분이 있다. 저는 감정적으로 넘치는 배우인데, 그런 부분이 절제되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배우가 변신을 하려고 해도 스스로 할 수가 없어요. 누군가를 통해서 바뀌게 되는 건데, 이윤기 감독님이 그 역할을 해줬던 것 같아요. '남과 여'의 사랑은 어떻게 보면 통속적이고 신파처럼 느껴질 수 있죠. 그런데 절제되고 드라이하게 찍어내면 어떨까 싶었어요.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이윤기 감독님이라 안심이 된 부분이 있어요. '뻔하지 않게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멋진 하루'를 함께 하며 경험한 이윤기 감독의 정서나 감정이 좋았다는 전도연은 "계속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신을 여러 번 찾아온 시나리오, 그리고 이윤기 감독. 어쩌면 전도연에게 '남과 여'는 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여기에 더해 같은 소속사 식구이자 좋은 동생인 배우 공유와의 연기도 전도연에게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공유에게 의지하기도 했다는 그는 "기홍은 공유라서 가능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건조했던 기홍이 공유의 소년 같은 모습과 만나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는 것.

"서울에 와서 끊임없이 기홍이 찾아오잖아요. 서울까지 이어가는 감정들은 진지하고 무거워요. 그런데 공유라는 배우가 하면서 신들이 귀여워지는 느낌이 있죠. 그 안에서 상민은 지켜보고 반응하고 그랬어요. 그렇게 절제하기 어렵다거나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기홍은 여자를 빠져들게 만드는 상남자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공유가 하고나서 달라진 건 한순간에 상민을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서서히 빠져들게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기홍과 공유에게 빠졌다는 전도연은 핀란드에서 마지막 장면을 찍으며, 어떤 감정을 갖고, 또 어떤 영화인지 '감'이 왔다고 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지만, '남과 여'팀은 핀란드에서 영화의 시작과 끝을 먼저 촬영했기 때문. 특히 전도연은 상민을 쫓아 나오는 기홍의 모습, 즉 공유의 촬영 장면을 보며 뭉클함을 느낌과 동시에 이 영화의 감정을 이해했다.

그럼에도 '남과 여'는 쉽지 않은 영화였다. 소재 자체도 그렇지만, 말 대신 눈빛과 손짓으로, 혹은 몸으로 상민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일은 힘든 작업이었다. 전도연은 "베드신도 힘들었고 고민도 많이 했다. 비 신을 찍을 때도 촬영이 밀려서 너무 추울 때 찍어야 했다. 편하게 촬영한 장면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베드신은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을까를 두고 많이 고민했다고.

"설정만 있고 쉽지 않았죠. 감독님도 그렇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 신이 처음이셨고,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게 나오지 않아서 이윤기 감독님도 당황스러워 했어요. 사실 베드신도 합이 필요하죠. 그래서 '이런 감정은 꼭 가지고 가자'를 생각하며, 현장에서 만들어간 부분도 있어요. 상민과 기홍의 감정은 아마 그리움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행위가 아니라 살을 부대끼고 서로의 체취를 맡고 본능적으로 서로를 찾는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이처럼 또 한 번 '남과 여'의 사랑을 연기한 전도연은 '사랑'이야기가 좋다고 했다. 그렇다보니 전도연의 필모그래피 역시 '사랑'이 주된 정서가 됐다. 사랑이 좋고 행복하다는 그는 "마음이 꿈을 꾸는 것 같다. 물론 꿈이 사랑이 되는 건 아니지만, 에너지인 것 같다. 공유 같은 남자가 찾아오고 따라오면 행복해 질 수 있지 않나? 사랑의 힘이다"라고 말하기도.

전도연은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주는 부담감과 무게감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배우 전도연에게 '칸의 여왕'이 된 순간부터 따라온 이 수식어는 어찌보면 족쇄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터. 하지만 전도연은 그 무게감을 '잘' 견디고 있었다.

"'칸의 여왕'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은 많죠. 앞으로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벗어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해요. '남과 여'도 그래서 겁이 나기도 했고요. 사실 상민은 건조하고 표현할 줄 모르는 여자예요. 반대로 저는 표현하고 드러내는 스타일이라 걱정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최대한 무언가 하려고 하지 않았죠. 아마 그런 부분에서 자연스럽고 어깨에 힘이 빠져 보이는 것 아닐까요?"

[티브이데일리 양소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쇼박스]

남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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