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스클럽 흥행 실패, 유통 공룡들 관심 안둔 이유?

김소연|박진영 기자|기자 2016. 2. 1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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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SSM 업황 부진 반영된 결과..부동산 미포함·상권 중복 등도 악영향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박진영 기자] [대형마트·SSM 업황 부진 반영된 결과…부동산 미포함·상권 중복 등도 악영향]

이랜드 뉴코아 강남점 외관

이랜드그룹 유통계열사 킴스클럽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이 흥행에 실패했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빅3' 유통사가 예비입찰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이번 인수전 흥행 부진이 대형마트 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 결과로 해석했다.

19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랜드그룹의 킴스클럽 매각 예비입찰에 10여개 투자자들이 입찰의향을 밝혔다. 이랜드와 비밀유지확약(CA)을 맺고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간 곳이 40여 곳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들이 일제히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매각 열기가 한풀 꺾였다. 특히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킴스클럽 매장을 방문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과 함께 '염탐 중'이라는 글을 올려 참여가 유력시됐지만 포기했다.

최근 서울시가 출점 계획단계에서부터 지역 상인과 상생 협의를 하도록 하는 내용의 '경제민주화 특별시' 선언을 해 유통업계가 인수전에 줄줄이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흥행 실패 원인으로는 다양한 요인이 꼽힌다. 뉴코아 강남점 등 부동산이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게 인수 후보자들을 실망 시켰다. 이랜드는 매각 대상으로 킴스클럽 매장 운영권만을 내놨다. 유통사들이 운영하는 기존 매장과 킴스클럽 상권이 겹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말만 매각이지 사실상 이랜드가 소유한 건물 내 킴스클럽 점포 운영권만 임대하는 방식이라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패션의류 등 동일 건물 내 이랜드 매장과 겹치는 제품 판매도 금지해 실질적으로 신선, 가공식품밖에 팔 수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후화된 킴스클럽을 리뉴얼하는데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것 역시 부담 요소로 작용했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은 킴스클럽이 1위 업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효용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대형마트 업황 부진을 근본 원인으로 꼽았다. 출점 규제, 의무 휴업 등으로 성장 동력을 잃어 소비 침체가 지속되는 데다, 최근 소셜커머스를 필두로 한 온라인 쇼핑몰의 최저가 공세까지 거세지는 판국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성장률은 2014년 -3.4%, 2015년 -2.1%로 2년 연속 역신장했다.

신선, 가공식품 등만 팔 수 있는 킴스클럽에 더 적합한 업태로 꼽혔던 SSM(기업형 슈퍼마켓) 역시 부진을 겪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슈퍼마켓 업계에서 20개 이상 매장을 보유한 SSM 매출 비중은 2012년 20.6%에서 2013년 19.4%, 2014년 18.4%, 지난해 17.8%(예상치)로 감소세다. 매출성장률도 2014년 -3.3%, 2015년 -1.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빅3(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물론, GS슈퍼마켓 등 SSM들도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SSM은 식품 위주로 구성돼, 일부 상품 매출이 안 좋아도 다른 상품으로 만회할 수 있는 대형마트와 달리 불황 타격이 크고 대형마트보다 규모, 매출 적은데도 규제는 똑같이 받는 약점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랜드는 예비 입찰 결과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22일까지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를 선정하는 등 당초 계획대로 매각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매각을 진행하기에 충분한 후보군이 참여했다는 게 내부 판단"이라며 "업계를 불문하고 좋은 조건에 '윈-윈'하는 거래가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요 투자자 불참에 따라 매각 구조를 바꿔 재입찰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소연 기자 nicksy@, 박진영 기자 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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