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인당 25억' 신동주 제안에 "뜬구름 잡기"

2016. 2. 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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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회유할 게 아니라 그룹 비전 제시해야"

"돈으로 회유할 게 아니라 그룹 비전 제시해야"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9일 홀딩스 종업원지주회에 내놓은 '1인당 25억원어치 주식 배분' 등의 회유책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공개한 '롯데홀딩스 관련 경영 제안'의 핵심은 현재 130명의 홀딩스 종업원(10년차 과장급 이상)으로 구성된 '종업원 지주회'가 보유한 주식 27.8%를 넘겨주면, 종업원 한 명당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1천주를 재배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130명의 종업원 지주회원이 각각 지분을 가진 개별 주주일지라도 의결권을 하나로 통일해 행사할 뿐 아니라, 회사 정관상 자기 지분에 대해 배당만 받을 뿐 거래 권리가 없고 퇴직하면 지분을 반납해야한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 제안대로 종업원 지주회가 총회 등을 거쳐 지분을 회사에 액면가보다 다소 높은 금액을 받고 넘기면, 재분배 과정에서 1천주 정도를 다시 받은 뒤 자유롭게 팔 수 있게 해주겠다는 얘기다.

신동주 전 부회장측의 추산대로라면 상장 후 롯데홀딩스의 주당 가격이 약 25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결국 "종업원 지주회로 묶여 있는 지분을 풀어주면 종업원 지주회원 1명당 25억원(1천주×250만원)을 보상해주겠다"는 제안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한국 롯데그룹는 이 같은 제안을 "임시 주총을 앞두고 종업원지주회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한 꼼수로, 현실성이 낮다"고 평가 절하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가정에 또 가정에, 가정을 더한 뜬구름 같은 제안"이라며 "현재 홀딩스의 이사조차 아닌 신동주 전 부회장이 다시 임시주총에서 이사가 되고, 이사진들과 나머지 주주들을 모두 설득한 뒤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종업원 지주회 지분 등에 관한 정관을 바꾸고, 롯데홀딩스 상장까지 이뤄져야 가능한 일을 상상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추정한 홀딩스 지분의 시가(주당 250만원)와 1인당 배분 추정액(25억원)조차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는 게 롯데의 지적이다.

'사재 2조원 한일롯데 복지기금 출연' 공약에 대해서도 "어떤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해 내놓겠다는 것인지 구체적 설명이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더구나 롯데는 "비현실성보다 더 큰 문제는 종업원 지주회가 지금까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이유를 여전히 파악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적어도 경영권 다툼 중에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려면 신동빈 회장을 능가하는 '경영 비전'을 내놔야하는데, 그 부분은 간과하고 당장 지분율이 높은 종업원 지주회를 회유하는데만 골몰한다는 비난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종업원 지주회가 지금까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 것은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누가 더 확실히 보장할 것인가를 따진 결과"라며 "경영 비전은 수십억의 주식 지분을 줄테니 상장하면 개인적으로 팔고 나가건 마음대로 하라는 식의 유혹보다 훨씬 더 강력한 무기"라고 말했다.

따라서 조만간 신동주 부회장의 제안에 따라 신동빈 회장을 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이 임시 주총에 올려지더라도, 종업원 지주회(27.8%) 뿐 아니라 임원 지주회(6%), 관계사(13.9%) 등의 과반 지지를 얻어 다시 신 회장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7일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에서도 동생 신동빈 회장은 15분만에 '완승'을 거뒀고, 최근 한국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도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의 60%로부터 상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아낸 바 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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