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동산시장 뒤흔드는 '서초고 이전 논의'

이윤식 2016. 2. 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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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동으로 이전 논의가 진행중인 서초고등학교 전경. <사진=이윤식 기자>
서울 서초구 서초3동에 위치한 서초고등학교의 잠원동 이전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서초·잠원 일대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한 아파트단지 주민은 19일 “서초고가 잠원으로 이전해 오면 집값이 뛸 것”이라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잠원동 공인중개업소들은 “반포 지역 부동산이 가구당 5000만원가량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인근 주민들의 기대감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잠원·반포동 7개 중학교에선 매년 2300여명이 졸업하지만, 이 지역 유일한 일반고인 반포고의 학년당 인원수는 400명에 불과해 많은 학생들이 주변지역으로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고교는 광역통학권을 적용하기 때문에 서초구 관내 고교 신설은 어렵다. 때문에 서초고, 서울고, 상문고 등 고교가 몰려있는 서초3·방배동에서 학교를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상황이다.

서초구는 지난해 8월 주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잠원동 61-6번지 1만4057㎡ 고등학교 용지에 서초고를 이전한다는 유치안을 정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구청 측과 입장이 달라 잠원동 61-6번지에 초·중학교를 짓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고교 용지에 초·중학교가 들어서면 서초고는 고교 용지보다 좁은 잠원동 71-10번지 중학교 용지(1만1608㎡)에 이전해야 한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초·중·고등학교 배치에는 재건축 사업 속도와 이에 따른 예상 학령인구가 반영돼야 한다”며 “재건축 진행 상황을 당분간 더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초고 이전은 논의 단계임에도 벌써 부동산 상승 기대감은 부풀고 있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반포는 투자목적보다는 교육을 위한 실수요자가 많다”면서 “서초고가 이전돼 자녀 초·중·고 통학을 모두 반포에서 해결하게 되면 이 동네 부동산 가치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초3동에서도 ‘서초고 이전 이득’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서초고 인근 주민 A씨는 “학부모들은 서초고보다는 서울고를 선호한다”면서 “서초고 이전으로 서초동 학생들의 서울고 배정이 높아진다면 이 지역 부동산 가치는 오히려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계도 긍정적인 진단을 내놓고 있다. 서초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초고가 빠져 나가고 1만3600㎡ 부지에 문화·상업 시설이 들어서면 인근 부동산 가치도 오를 수 있다”며 “학교 이전으로 인근 2종일반주거지역에 내려진 업종 제한이 풀리게 되면 상권도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론 서초고가 이전해 나가더라도 당장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학교 이적지에는 10년간 공동주택을 지을 수 없고 건폐율은 30%로, 용적률은 2종일반주거지역의 경우 150%로 제한된다”면서 “법적 제한 때문에 현재 서초고 부지에는 민간시설보다는 평생학습관 등 공공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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